'-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한 마을의 우주
한 마을의 우주도 가뭇없이 지워지겠다
→ 한 마을인 우주도 가뭇없이 지워지겠다
→ 한 마을 같은 우주도 가뭇없이 지워지겠다
《물에서 온 편지》(김수열, 삶창, 2017) 19쪽
한 마을이 우주이기도 하다면 ‘-인’을 붙입니다. 한 마을 같은 우주라면 ‘같은’을 붙입니다. ‘-이던’이나 ‘-을 이룬’을 붙일 만하고 “한 마을 우주”라 해도 됩니다.
주의 발굽이 침대보에 걸렸어요
→ 주는 발굽이 침대보에 걸렸어요
《난 무섭지 않아》(미셀 게/이경혜 옮김, 웅진주니어, 2002) 17쪽
아무개 이름 다음에는 ‘-는’을 붙여서 잇습니다. “누나‘는’ 손이 안 닿았어요”처럼 토씨를 붙입니다.
하지만 숲의 사망 속도는 언제나
→ 그렇지만 숲이 죽는 빠르기는 언제나
→ 그러나 숲이 무너지는 빠르기는 언제나
《나비 탐미기》(우밍이/허유영 옮김, 시루, 2016) 31쪽
숲이 빠르게 죽어 간다면 ‘-이’를 붙여야 알맞아요. ‘하지만’은 ‘그렇지만’이나 ‘그러나’로 손보고, “사망(死亡) 속도(速度)”는 “죽는 빠르기”나 “무너지는 빠르기”나 “사라지는 빠르기”로 손봅니다.
먼 곳의 산허리마저 똑같은 채도의 초록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 먼 산허리마저 똑같은 풀빛으로 뒤덮였다
→ 먼 산허리마저 똑같이 푸른 빛깔로 뒤덮였다
《나비 탐미기》(우밍이/허유영 옮김, 시루, 2016) 124쪽
‘곳의’는 통째로 덜 만합니다. “멀리 있는 산허리까지”나 “멀리 보이는 산허리까지”로 손질해도 됩니다. ‘채도(彩度)의’는 군더더기입니다. 이 낱말을 꼭 넣어야겠다면 “똑같은 채도‘인’ 풀빛으로”로 적습니다. “뒤덮여 있었다”는 ‘뒤덮였다’로 손질합니다. 2017.9.24.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