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종이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7.9.12.)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우리 집은 신문을 안 봅니다. 우리 집은 방송도 안 봅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졸업장 따는 학교도 안 다니고, 우리 집 어른들은 월급명세서를 받는 일터도 안 다닙니다. 참말 이모저모 안 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 집 아이나 어른이 하는 놀이나 일도 많습니다. 모든 살림은 놀이랑 일이 됩니다. 모든 말이나 몸짓은 춤이 되고 노래가 되며 이야기가 됩니다. 종이책뿐 아니라 숲책이나 풀벌레책이나 자전거책이나 나비책도 읽을거리요 스승이면서, 아침저녁으로 꿈짓기를 해요. 종이접기 놀이를 하던 큰아이가 어느 날 묻습니다. “우리 집에 신문지 있어?” “신문종이? 우리 집은 신문을 안 봐서 신문종이가 없지.” “그래? 공이랑 모자를 크게 접으려면 신문종이가 있어야 한다고 나오는데.” “응, 그렇구나. 우리 집에서 신문을 안 보니 따로 신문종이를 찾을 수 없지만, 서울에 있는 출판사에서 보내 준 꾸러미가 있으니 도서관에서 챙기자.”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보름이 지나도록 도서관에서 신문종이를 못 챙깁니다. 막상 집을 나서면 아이도 어른도 까맣게 잊거든요. 아버지가 혼자 서울로 바깥일을 보러 나오기 앞서 9월 11일 밤에, 큰아이는 잠자리에 들면서 “아버지 내일 우리 신문종이 가지러 도서관 가요.” 하고 말합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튿날 꼭두새벽에 바깥일을 보러 길을 나섭니다. 큰아이야, 아버지 마음을 헤아려 주렴. 아버지가 고흥집에 돌아가면 신문종이 꼭 제대로 챙길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새로운 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국어사전을 짓는 일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알라딘에서]
http://blog.aladin.co.kr/hbooks/5784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