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무진 마실돌이
‘아이는 누가 키우는가?’ 하고 묻는다면 ‘아이는 어버이가 키울 테지요.’ 하고 쉽게 말할 만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물어볼게요. ‘어버이는 누가 키우는가요?’ 어버이는 스스로 클까요? 아니면 ‘어버이는 아이가 키울 테지요.’ 하고 말할 만할까요? 마실길을 함께 나서려 하면서 등가방을 메고 앞가방을 챙긴 작은아이를 지켜봅니다. 앞가방에는 아버지처럼 수첩에 볼펜을 척척 꽂습니다. 등가방에는 물병이며 장난감을 담습니다. 이쁜 마실돌이야, 이런 마실 차림새는 어디에서 배웠니? 너희 아버지한테서 배웠을 테지? 그런데 너희 아버지는 야무진 마실돌이를 바라보면서 아버지 스스로 언제나 더욱 씩씩하고 야무지게 살림을 짓고 노래를 부르는 하루를 가꾸자는 생각으로 새롭게 기운을 내는구나. 고마워. 2017.9.12.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