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시외버스에서 읽은 책 2017.9.3.


인문잡지 《퀘스천》이 첫 돌을 맞이한다. 오늘 서울 한글전각갤러리에서 조촐히 잔치를 마련한다고 한다. 겨레말큰사전위원회 누리잡지에 처음 쓴 뒤 《퀘스천》으로 자리를 옮겨서 쓰던 글이 있다. 남·북녘 국어사전에서 엉성하거나 잘못 풀이한 말뜻을 바로잡는 글인데, 이 글을 묶어서 며칠 앞서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 돌림풀이와 겹말풀이 다듬기》라는 책으로 나왔다. 기쁜 잔치에 한몫 보태려는 마음으로 ‘읽는 우리말 사전’ 첫째 권을 챙겨서 길을 나선다. 아침에 무화과를 따서 함께 챙긴다. 서울 사는 이웃님한테 시골맛(고흥맛)을 살짝 나누어 주려 한다. 시외버스에서 도시락을 먹고서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을 읽는다. 올 2월에 나온 책인데 나는 이제서야 장만해서 읽는다. 어제 순천마실을 하며 장만했다. 그런데 어제 순천에서 두 군데 책방을 찾아갔는데. 처음 들른 책방에서 이 책을 장만하고 다음 책방에 가니, 딱 며칠 앞서 ‘새로 그린 그림을 넣은 큼지막한 판짜임’인 책이 나와서 잘 보이는 자리에 있네. 그림이 훨씬 시원한 책으로 장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나, 앞서 들른 책방에서 작은 책을 벌써 샀으니 하는 수 없는 노릇. 고흥을 벗어난 시외버스가 벌교를 지나 오수에 이르도록 읽는다. 그림마다 마을가게를 비롯해서 나무하고 꽃이 곱게 어우러진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분은 마을가게를 그렸다고 밝히지만, 막상 마을가게치고 나무나 꽃이 없이 덩그러니 있는 곳은 드물지 싶다. 도시 한복판 마을가게조차 크고작은 나무나 꽃이 으레 나란히 있다. 가게도 사람도 나무요 꽃이다. 나무도 꽃도 사람 곁에서 싱그러이 피어나며 자란다.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