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군내버스에서 읽는 책 2017.8.19.
작은아이는 느즈막하게 낮잠에 빠지더니 저녁이 되어도 안 일어난다. 큰아이는 함께 누웠다가 살그마니 일어나서 책을 읽는다. 큰아이를 데리고 책숲집에 간다. 몇 가지 짐을 옮기고서 군내버스를 탄다. 둘이서 읍내로 가서 저자마실을 본다. 때때로 큰아이나 작은아이 하나만 데리고 마실을 다니면 퍽 오붓하면서 두 아이가 저마다 나름대로 조잘거리는 이야기를 들으며 즐겁다. 함께 다니다가도 따로 다니면서 새로운 재미를 누린다고 할 만하다. 아이란 어떤 목숨일까? 오늘 어른이라는 몸을 입고 사는 나도 한때 아이였다. 아니, 갓 태어나서 열 몇 해 동안 신나게 뛰노는 아이로 살았다. 아이로 살던 나는 어버이 몸으로서 아이를 마주할 적에 얼마나 아이다움을 알거나 헤아릴까? 《인류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했는가》를 읽어 본다. 글이나 책으로 남은 자료를 바탕으로 어른이 아이를 어떻게 마주하려 했는가를 짚어 보는 인문책이다. 아무래도 글이나 책으로 남지 않고서야 옛 자취를 살피기는 어려우리라. 그런데 지구별 어디이든 깊은 숲이나 시골에서 조용히 작은 마을을 이루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면, 무척 오래된 슬기로운 ‘아이 사랑’을 보거나 들으면서 새로운 길을 배울 만하리라 느낀다.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