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정성 精誠
정성 어린 선물 → 마음 어린 선물 / 마음 담은 선물
정성을 들이다 → 힘을 들이다 / 땀을 들이다 / 마음을 들이다
정성을 다하다 → 마음을 다하다 / 온힘을 다하다 / 온마음을 다하다
정성을 모으다 → 마음을 모으다 / 온마음을 모으다
정성을 바치다 → 마음을 바치다 / 땀방울을 바치다
정성이 지극하다 → 마음이 대단하다 / 사랑이 대단하다
정성이 갸륵하다 → 마음이 갸륵하다 / 마음 씀씀이가 갸륵하다
‘정성(精誠)’은 “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성실(誠實)’은 “정성스럽고 참됨”을 가리킨다고 나옵니다. ‘정성’은 ‘성실’이고, ‘성실’은 ‘정성’이라는 이야기일까요? ‘참되다’는 “진실하고 올바르다”로 풀이하고, ‘진실하다(眞實-)’는 “마음에 거짓이 없이 순수하고 바르다”로 풀이하니 ‘참되다 = 참되다’로 풀이한 셈입니다. ‘정성’이 어떤 뜻인지 종잡기가 만만하지 않습니다. 다만 “온갖 힘을 다하려는”이나 ‘참된(거짓이 없는)’ 같은 말마디를 헤아리면서 뜻이나 결을 읽어 봅니다. “마음을 담은”이나 “마음이 어린”이나 “마음을 쏟는”으로 손볼 수 있고, ‘살뜰한’이나 ‘알뜰한’이나 ‘따스한’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온힘 다하는”이나 ‘애쓰는’이나 ‘힘쓰는’으로 손볼 자리도 있을 테지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정성’을 열두 가지 싣는데, 모두 털어내거나 쉬운 한국말로 고쳐쓸 만하지 싶습니다.
정성(丁聲) : [음악] 거문고 연주에서, 소리를 낸 다음 그 소리를 잠시 멈추는 방법
정성(井星) : [천문] 이십팔수의 스물두째 별자리의 별들. 주성(主星)은 쌍둥이자리에 있는 뮤성(μ星)이다 ≒ 정(井)
정성(正聲) : 1. 바른 목소리. 또는 바른 곡조의 음악 2. 음탕하지 아니한 음률
정성(定性) : 물질의 성분이나 성질을 밝히어 정함 ≒ 정질(定質)
정성(定性) : [불교] 성문(聲聞), 연각(緣覺), 보살 가운데 하나만 되도록 타고난 본성
정성(定星) : [천문] = 항성(恒星)
정성(定省) : = 혼정신성
정성(政聲) : 훌륭하고 바른 정치로 소문난 명성
정성(情性) : 인정과 성질을 아울러 이르는 말
정성(鼎盛) : 한창 나이라서 혈기가 매우 왕성함
정성(鄭成) : [인명] 고려 현종 때의 무장(?~?)
정성(鄭聲) : 1. 음란하고 야비한 음률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옛날 중국 정나라의 가요가 음탕하고 외설적인 데서 나온 말이다 2. [한의학] 환자가 정신이 흐릿한 상황에서 낮은 목소리로 분명히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웅얼거리거나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일
그렇게 정성들여 썼단 말인가
→ 그렇게 정갈하게 썼단 말인가
→ 그렇게 깔끔하게 썼단 말인가
→ 그렇게 알뜰히 썼단 말인가
→ 그렇게 힘들여 썼단 말인가
→ 그렇게 온힘을 바쳐 썼단 말인가
《김성재-출판 현장의 이모저모》(일지사,1999) 39쪽
잎사귀로 정성스레 쌌어요
→ 잎사귀로 알뜰히 쌌어요
→ 잎사귀로 살뜰히 쌌어요
→ 잎사귀로 알뜰살뜰 쌌어요
→ 잎사귀로 정갈히 쌌어요
→ 잎사귀로 곱게 쌌어요
《앤 윌즈도르프/이정임 옮김-소중한 주주브》(웅진주니어,2001) 9쪽
석탄으로 콘크리트 바닥에다 정성들여 기다란 사각형을 그렸다
→ 석탄으로 콘크리트 바닥에다 온힘을 들여 기다란 네모를 그렸다
→ 석탄으로 콘크리트 바닥에다 알뜰하게 기다란 네모를 그렸다
→ 석탄으로 콘크리트 바닥에다 찬찬하게 기다란 네모를 그렸다
《나탈리 새비지 칼슨/박향주 옮김-떠돌이 할아버지와 집 없는 아이들》(아이세움,2001) 24쪽
아무리 시시한 재료라도, 정성을 다하면 얼마든지 맛있는 초밥이 될 수 있어
→ 아무리 시시한 재료라도, 온힘을 다하면 얼마든지 맛있는 초밥이 될 수 있어
→ 아무리 시시한 것이라도, 사랑을 다하면 얼마든지 맛있는 초밥이 될 수 있어
→ 아무리 시시한 재료라도, 마음을 다하면 얼마든지 맛있는 초밥이 될 수 있어
《테라사와 다이스케/서현아 옮김-미스터 초밥왕 7》(학산문화사,2003) 74쪽
둘은 예전처럼 정성스럽게 대지를 돌보고 가꾸었어요
→ 둘은 예전처럼 온힘 다하여 이 땅을 돌보고 가꾸었어요
→ 둘은 예전처럼 살뜰히 이 땅을 돌보고 가꾸었어요
→ 둘은 예전처럼 땀흘려 이 땅을 돌보고 가꾸었어요
《제럴드 맥더멋/노계순 옮김-석류 세 알의 비밀》(현북스,2012) 31쪽
누가 우리 작품을 이렇게 세심한 각도로, 이렇게 정성을 담아 카메라에 담아 주었던가
→ 누가 우리 작품을 이렇게 꼼꼼한 눈길로, 이렇게 알뜰살뜰 사진기에 담아 주었던가
→ 누가 우리 작품을 이렇게 찬찬히, 이렇게 알뜰히 사진기에 담아 주었던가
《노순택-사진의 털》(씨네21북스,2013) 37쪽
이 녀석도 참 깔끔하구나. 누가 정성들여 돌봐 주고 있나 봐
→ 이 녀석도 참 깔끔하구나. 누가 살뜰히 돌봐 주나 봐
→ 이 녀석도 참 깔끔하구나. 누가 알뜰히 돌봐 주나 봐
→ 이 녀석도 참 깔끔하구나. 누가 살가이 돌봐 주나 봐
→ 이 녀석도 참 깔끔하구나. 누가 따스히 돌봐 주나 봐
→ 이 녀석도 참 깔끔하구나. 누가 사랑으로 돌봐 주나 봐
《아라카와 히로무/서현아 옮김-은수저 13》(학산문화사,2015) 38쪽
저 정성으로 공부를 했으면……
→ 저 마음으로 공부를 했으면……
→ 저렇게 공부를 했으면……
→ 저리 알뜰히 공부를 했으면……
《이정화-문화유산을 지키는 사람들》(책속물고기,2017) 10쪽
꿀벌들의 정성스러운 보호자이기도 하지요
→ 꿀벌을 살뜰히 돌봐 주기도 하지요
→ 꿀벌을 알뜰살뜰 보살펴 주기도 하지요
→ 꿀벌을 따스히 지켜 주기도 하지요
《보이치에흐 그라이코브스키·피오트르 소하/이지원 옮김-꿀벌》(풀빛,2017) 4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