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정정 亭亭


 정정한 거목 → 우뚝 솟은 큰 나무 / 굳세고 큰 나무

 티끌만 한 종자에 정정한 청송의 생명이 → 티끌만 한 씨앗에 우뚝 솟을 푸른 솔 숨결이

 칠십이 넘으셨는데 아직도 정정하시다 → 일흔이 넘으셨는데 아직도 튼튼하시다

 음성도 정정하게 기운에 차 보인다 → 목소리도 튼튼하게 기운에 차 보인다


  ‘정정하다(亭亭-)’는 “1. 나무 따위가 높이 솟아 우뚝하다 2. 늙은 몸이 굳세고 건강하다”를 뜻한다고 해요. 첫째 뜻이라면 ‘우뚝하다’로 손봅니다. 둘째 뜻이라면 ‘튼튼하다’로 손보고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정정’이란 한자말이 열다섯 가지 더 나오는데, 우리가 쓸 만한 낱말은 잘 안 보입니다. 중국 역사 이야기라든지 불교 이야기는 한국말사전에서 안 다루어도 됩니다. 지난날에 한자를 빌어 여러모로 쓰던 말도 오늘날에는 덧없습니다. 2017.8.6.해.ㅅㄴㄹ



정정(丁丁) : 1. 말뚝을 박는 소리 2. 나무를 베느라고 도끼로 잇따라 찍는 소리 3. 바둑판에 바둑을 잇따라 두는 소리 4. 물시계의 소리

정정(井井) : 1. 질서나 조리가 정연함 2. 왕래가 빈번함

정정(正丁) : [역사] 직접 군역(軍役)에 나가는 사람

정정(正正) : 1. 바르고 가지런하다 2. 바르고 떳떳하다

정정(正定) : [불교] 팔정도의 하나. 번뇌로 인한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고 마음을 안정하는 일이다

정정(呈政/呈正) : 자기 시문(詩文)을 남에게 고쳐 달라고 부탁함

정정(廷丁/庭丁) : [역사] 일제 강점기에, 법원의 사환을 이르던 말

정정(定情) : 부부가 정을 맺는다는 뜻으로, ‘혼인’을 이르는 말.

정정(定鼎) : 새로 나라를 세워 도읍을 정함을 이르는 말. 중국 하나라의 우왕이 구주(九州)의 금속을 모아 아홉 개의 솥을 만들어 왕위 계승의 보배로운 상징으로 삼았는데 후에 주나라의 성왕이 이것을 다른 곳으로 옮겨 주나라의 도읍으로 정한 데에서 유래하였다

정정(征頂) : 산의 꼭대기를 정복함

정정(政情) : 정계(政界)의 상황

정정(訂定) : 잘잘못을 의논하여 결정함

정정(貞正) : 절조(節操)가 있고 마음이 바름

정정(貞靜) : 여자의 행실이 곧고 깨끗하며 조용함

정정(淨淨) : 아주 맑고 깨끗함



김순옥 할머니보다 훨씬 정정해 보였다

→ 김순옥 할머니보다 훨씬 튼튼해 보였다

→ 김순옥 할머니보다 훨씬 몸이 좋아 보였다

《안세홍-겹겹, 중국에 남겨진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서해문집,2013) 19쪽


그렇게 정정하던 엄마가 암이라니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 그렇게 튼튼하던 엄마가 암이라니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 그렇게 말짱하던 엄마가 암이라니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 그렇게 단단하던 엄마가 암이라니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 그렇게 힘이 있던 엄마가 암이라니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배종옥-배우는 삶 배우의 삶》(마음산책,2016) 84쪽


몸만은 정정합니다만

→ 몸만은 멀쩡합니다만

→ 몸만은 튼튼합니다만

→ 몸만은 좋습니다만

《토요타로·토리야마 아키라/유유리 옮김-드래곤볼 슈퍼 3》(서울문화사,2017) 11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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