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59] 밀당

비가 오니 비가 그칩니다. 해가 뜨니 해가 집니다. 잠에서 깨어나니 잠을 잡니다. 삶을 바라보면 한 가지만 흐르는 일이란 없어요. 두 가지가 늘 사이좋게 맞물려요. 비만 오거나 비가 안 오기만 하다면 괴로워요. 해가 내내 뜨거나 내내 안 뜨면 고달프지요. 잠만 자거나 잠을 안 자도 힘들 테고요. 오르니 내립니다. 내리니 오르고요. 가니까 오고, 오니까 와요. 이처럼 한때에는 밀다가 한때에는 당깁니다. 서로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재미납니다. 슬그머니 밀다가 살그마니 당기면서 웃음이 피어나요. 좋아하는 두 사람 사이에서도 밀고 당기지만, 글이나 영화에서도 밀고 당기듯이 줄거리가 흘러요. 개구진 아이들은 한창 신나게 뛰놀다가 한동안 조용히 쉬어요. 사람이 살며 느끼거나 누리는 ‘밀고 당기기’를 ‘밀당’이라는 짧은 말마디로 간추립니다. ‘밀당’은 ‘밀당하다’로 써 볼 수 있겠지요. 거꾸로 ‘당밀·당밀하다’로 써 보아도 재미있으리라 생각해요. 그런데 누구는 밀당이나 당밀을 안 하고 ‘밀밀’이나 ‘당당’만 할는지 몰라요. 밀기만 해서는 힘들고, 당기기만 해서는 고단할 텐데요. 알맞게 밀고 당기면서 새롭게 이야기를 짓습니다. 2017.7.23.해.ㅅㄴㄹ



[밀당 (밀당하다)]

1. 밀고 당기다

 * 서로 밀당하면서 주고받기만 한다

 * 밀당을 하듯이 글을 써 볼 수 있어

2. 밀고 당기듯이 움직이다. 누구를 좋아하는 듯이 굴다가도, 그 사람을 안 좋아하는 듯이 구는 모습을 가리킨다. 오락가락하도록 굴면서 맞은쪽 마음을 움직이려고 하는 몸짓이다

 * 저 둘은 밀당을 하더니 가까워졌네

 * 밀당은 그만하고 속마음을 털어놓지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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