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아이들의 노래 - 소년한길 어린이문학 1
이오덕 지음 / 한길사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시골노래 풀노래

[내 사랑 1000권] 16. 이오덕 《농사꾼 아이들의 노래》



  오늘날 우리는 신문을 한 줄도 안 읽거나 방송을 한 번도 안 본 어른을 만나기란 아주 어렵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교과서를 한 줄도 안 읽거나 방송을 한 번도 안 본 어린이를 만나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어버이한테서 말을 익히고 어버이한테서 살림을 물려받아서 어버이랑 함께 삶을 가꾸는 어린이를 만나기란 거의 없다고 할 만하기까지 합니다.


  시골말을 마음껏 쓸 줄 아는 어린이나 푸름이는 거의 모두 사라집니다. 서울에서 시골말을 신나게 쓰는 어른도 눈에 띄게 사라집니다. 방송에 나와서 시골말을 스스럼없이 쓰는 시골지기는 거의 없어요. 시골말로 행정을 맡거나 시골말로 글을 쓰는 사람도 거의 없지요.


  광주에서 교사를 할 적에 광주말을 왜 안 쓰고 안 가르치며 안 배울까요? 대구에서 교사를 할 적에 대구말을 왜 안 쓰고 안 가르치며 안 배울까요? 고장말을 가르치지 못할 적에는 고장살림을 가르치지 못합니다. 시골말을 나누지 못할 적에는 시골살림을 나누지 못합니다. 말로 우리 삶을 나타냅니다. 말에 우리 생각이 흐릅니다. 어떠한 말을 쓰느냐에 따라서 우리 이야기가 달라져요.


  어린이문학에서 시골말을 즐겁게 쓴 거의 마지막이라고 할 만한 분이 권태응이라고 해요. 그런데 예나 이제나 어린이문학은 거의 모조리 서울말로만 한대요. 어린이문학을 하는 어른들은 시골 아닌 서울서 살며 서울말로만 서울 이야기를 쓰기도 하지요. 이오덕 님이 쓴 문학비평 《농사꾼 아이들의 노래》는 시골 아이하고 살아가는 수수한 삶을 수수한 말씨로 담아낸 권태응 문학이 얼마나 즐거우면서 아름다운가 하는 이야기를 사랑스레 들려줍니다. 이론을 따지지 않는 문학비평이에요. 문학비평이라면 넓고 깊게 살림을 헤아리면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어야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글이기도 해요.


  “농사꾼 아이들의 노래”란 ‘시골노래’입니다. 시골노래란 풀노래입니다. 나무노래요 꽃노래요 숲노래요 바람노래입니다. 냇물노래요 멧노래요 들노래요 일노래요 놀이노래요, 동무노래에 흙노래입니다. 2017.7.7.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