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는 새것만 좋아해! 춤추는 카멜레온 83
쥬느비에브 꼬떼 글.그림, 글맛 옮김 / 키즈엠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745



냇물에 버린 쓰레기는 괴물이 되어

― 모리는 새것만 좋아해!

 쥬느비에브 꼬떼 글·그림

 글맛 옮김

 키즈엠 펴냄, 2013.1.11. 1만 원



  지난 2006년에 〈괴물〉이라는 영화가 나온 적 있어요. 한강에서 괴물이 나온다는 줄거리를 다루는 영화예요. 언뜻 보기에 한강에서 무슨 괴물이 나오느냐 하면서 뜬금없다고 여길 수 있어요. 그러나 곰곰이 따지면 뜬금없기만 하지 않아요. 우리가 늘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수많은 쓰레기와 중금속과 화학물질은 ‘사람이 무서워하는 끔찍한 괴물’이 되어 불쑥 나타날 수 있어요.



모리는 물건이 조금만 낡아도

푸른 연못으로 가져가

풍덩풍덩 던져 버렸어요.

그러고는 곧장 새로운 물건을 사러 갔지요.


모리가 아무리 많은 물건을 버려도

푸른 연못은 늘 맑고 고요해 보였어요. (4∼6쪽)



  그림책 《모리는 새것만 좋아해!》(키즈엠,2013)를 읽습니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는 깊은 숲에 살아요. 그런데 이 아이는 깊은 숲에서 늘 무언가 모자라다고 여겨요. 멀쩡하거나 깨끗한 물건이어도 그냥 쉽게 버려요. 언제나 아무렇지 않게 깊은 숲 푸른 연못에 물건을 잔뜩 버리고는 곧장 새 물건을 장만했대요.


  하루 이틀 사흘 나흘 ……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 아마 연못 밑바닥에는 아이가 버린 것들이 잔뜩 있을 테지요. 얼핏 보기에 겉으로는 아무것이 없는 듯 여길 수 있으나, 막상 연못 밑바닥은 아주 지저분하겠지요.



모리는 퍼뜩 잠에서 깨어나 낚싯대를 힘차게 당겼지요.

“와! 정말 큰 물고기가 잡혔나 봐!”


그런데 물 위로 올라온 것은 이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무시무시한 괴물이었어요! (8∼10쪽)



  연못에 버려서 쓰레기가 된 물건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아이는 이 못물을 마실 수 있을까요? 쓰레기로 얼룩진 못물은 누가 마실 만할까요? 쓰레기가 쌓여 더러워진 못물을 둘러싼 풀이나 나무는 싱그러울 수 있을까요?


  한국은 시화호나 새만금 같은 끔찍한 일을 치렀습니다. 낙동강에 흘러든 무서운 중금속으로 크게 앓기도 했습니다. 군부대가 떠난 자리에 엄청난 쓰레기와 중금속이 있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이 여러 생채기를 제대로 어루만지지도 못하는 마당에 4대강 막삽질이 일어났어요.


  정갈하던 냇물에 시멘트를 들이부으면 어떻게 될까요? 깨끗하던 물줄기를 더럽히면 어떻게 될까요? 댐을 짓고 정화조를 놓으며 정수처리장을 커다랗게 마련하면 마음껏 물을 마실 만할까요?


  숲이 망가지고 나무가 사라지면 깨끗한 바람을 마실 수 있나요? 숲도 나무도 사라진 곳에 비라도 내리면 어떻게 되나요? 아무리 개발이 좋다고 하더라도 들이나 숲이나 바다가 깨끗하지 않다면 먹을거리를 거둘 수 없어요.



친구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았어요. 그러다가 푸른 연못 한쪽에

뒤죽박죽 쌓여 있는 물건들을 보았지요.


“누가 선물을 두고 갔나 봐!”

맥스가 날개를 펄럭이며 기뻐했어요.

“이 사다리만 있으면

나무 타기도 문제없겠어.”

뚜띠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지요.

“이건 우리에게 딱이야!”

코와 쿠가 깔깔거리며 웃었어요. (18∼20쪽)



  그림책 《모리는 새것만 좋아해!》는 연못에서 튀어나온 괴물을 이야기합니다. 다만 그림책은 연못에서 튀어나온 괴물이 새로운 모습이 되는 이야기까지 다루어 줍니다. 연못에 늘 아무것이나 갖다 버리던 아이한테는 끔찍하고 무서운 괴물이었는데, 이 아이가 낚싯대로 끌어올린 괴물은 막상 괴물이 아닌 다른 것이 되어 주었대요.


  그렇다면 무엇을 끌어올렸을까요? 늘 연못에 무엇이든 갖다 버리면서 쓰레기를 잔뜩 쌓던 아이는 무엇을 깨닫거나 뉘우칠 만할까요? 숲속 동무들은 이 아이한테 무엇을 이야기해 줄 만할까요?


  냇물에뿐 아니라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사라질 수 있기를 빌어요. 바닷가에 들어선 핵발전소가 앞으로는 사라지고, 깨끗한 마을 전기를 마을에서 스스로 빚어서 쓸 수 있는 길을 열면 좋겠어요. 막삽질로 망가진 물줄기가 다시 깨끗하게 흐를 수 있기를 빌어요. 어리석게 들이부은 시멘트를 말끔히 걷어내어 온누리 어디에서나 맑은 물을 마주하고 마시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2017.7.5.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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