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지 않는 두사람 5
요시다 사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702



아끼면서 곁에 있는 마음

― 일하지 않는 두 사람 5

 요시다 사토루 글·그림

 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6.5.31. 5000원



  아이들한테 돈을 버는 일을 시키는 어버이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비록 나라도 사회도 메말라 그만 아이들이 돈벌이에 나서야 하는 때가 있겠지만, 어버이로서는 아이들한테 돈벌이를 시킬 마음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버이라면 아이들한테 무엇을 시킬까요? 바로 튼튼히 자라도록 즐겁게 뛰놀라고 시키겠지요. 살림을 즐겁게 배우고 삶을 기쁘게 바라보면서 언제나 신나게 노래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랄 테고요.



“발렌타인 초콜릿을 만들어 보렴.” “초, 초콜릿을 만들어? 카카오로?” “허튼소리 하지 말고. 만ㄷ들어서 아빠랑 마루야마한테 줘. 항상 신세를 지고 있잖아.” “흐엥.” “초콜릿이라. 마루야마 거에 딱 하나만 카레 가루를 섞으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우히히, 오빠는 정말 심술궂다니까.” (16∼17쪽)



  만화책 《일하지 않는 두 사람》(대원씨아이,2016) 다섯째 권을 읽으면서 어버이하고 아이 사이를 헤아려 봅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열 살을 지나고 스무 살이 되면 꼭 ‘양복을 차려입고서 회사로 가서 돈을 벌어’야 할까요? 어떤 일자리이든 다 좋으니 그저 돈을 벌 줄 알면 될까요?


  아이들은 이름난 대학교에 척척 붙어야 할까요? 이름이 안 난 곳이라도 좋으니 대학생이 되어야 할까요?


  아이들은 입시공부 빼고는 살림공부나 삶공부는 안 해도 좋을까요? 아이들은 마음공부를 안 하고 지내도 될까요? 어버이도 아이 곁에서 살림공부나 삶공부나 마음공부를 안 해도 될까요?



“이거 봐, 이거. 딸이 준 생일 선물이야.” “어깨 안마권이라니. 자네 딸 대체 몇 살이야?” “우리 애는 애초에 돈이 없으니 선물은 대체로 항상 어깨 안마권이지. 어제도 어깨를 주물러 줬어.” (39쪽)


“꽃무늬는 좀 그런데. 여자나 애들이 입는 옷이라.” “너도 여자잖아.” (55쪽)



  만화책 《일하지 않는 두 사람》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어떤 틀을 살살 깨뜨리고 싶은 마음을 보여줍니다. 일과 돈이 무엇인가를 넌지시 묻습니다. 아이들하고 오붓하게 누리는 삶이란 무엇인가를 조용히 묻습니다. 어버이하고 아이가 서로 아낄 줄 아는 마음이란 무엇인가를 가만히 묻습니다.



“둘 다 오늘 정말 고마워.” “이런 걸 가지고 뭘. 이제 1년 간은 효도 안 해도 되겠다.” “그러게.” “엄마, 지금은 웃어야 할 장면이야.” “너희들이 그런 말을 하니 농담으로 안 들려서 그래.” (92쪽)



  돈을 많이 벌면 많이 쓸 수 있어서 좋은지, 아니면 이 돈으로 아름다운 일을 하거나 즐거운 살림을 지을 수 있어서 좋은지 생각해 보아야지 싶어요. 일자리가 있으면 이 일자리가 ‘사는 보람’을 느끼게 하는지 북돋우는지 곰곰이 따져 보아야지 싶어요.


  즐거움이 없는 집에는 웃음이 없습니다. 아끼는 마음이 없는 집에는 노래가 없습니다. 사랑이 없는 집에는 이야기가 없습니다. 우리가 저마다 살림을 짓거나 삶을 가꾸는 집에는 무엇이 있으면 좋을까요? 사내나 가시내는 어떤 몸짓과 마음으로 함께 어우러지는 하루를 지을 적에 기쁠 만할까요? 2017.5.22.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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