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천만의
천만의 시민 → 천만 시민
천만의 불꽃 → 천만 불꽃
천만의 말씀입니다 → 아닌 말씀입니다 / 맞갖잖은 말씀입니다 / 아닙니다
천만의 말씀 → 아닌 말씀 / 옳지 않은 말씀 / 터무니없는 말씀 / 아니다
‘천만(千萬)’은 세 갈래 뜻이 있습니다. 셈씨랑 이름씨랑 어찌씨로 가르며, “1. [셈씨] 만의 천 배가 되는 수. 또는 그런 수의 2. [셈씨] 천이나 만이라는 뜻으로 아주 많은 수효를 이르는 말 3. [이름씨] 이를 데 없음, 또는 짝이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4. [어찌씨] ‘아주’, ‘전혀’의 뜻을 나타내는 말”처럼 풀이합니다. 이 가운데 “만에서 천 곱이 되는 수”라는 쓰임새 말고는 굳이 안 써도 되리라 느낍니다. 셋째와 넷째 뜻은 쓸 까닭이 없어요. 이 셋째 넷째 뜻이 들러붙으면서 ‘천만 + 의’ 꼴이 나타납니다. 한국말사전에는 “천만의 말(말씀)”을 아예 관용구로 다루어 “1. 남의 칭찬이나 사례에 대하여 사양할 때 당찮다는 뜻으로 이르는 말 2. 남의 주장에 대하여 부정할 때 하는 말” 같은 풀이말까지 붙입니다.
손사래를 치거나 옳지 않다는 뜻에서 읊는 말마디 “천만의 말씀”이란, “터무니없는 말씀”이나 “어처구니없는 말씀”이나 “어이없는 말씀”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하나도 안 맞는 이야기라는 셈이고, 조금도 알맞지 않은 이야기라는 셈이며, 어느 모로 보더라도 맞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셈입니다. “말도 안 되는” 말씀이 되고, “있을 수 없는” 말씀이 됩니다. “꿈 같은” 말씀도 될 텐데, “뜬구름 잡는” 말씀이 되었다가 “뜬금없는” 말씀도 될 테지요. 어쩌면 “귀신 씨나락 까먹는” 말씀이 될 수 있습니다. “같잖은” 말씀이랄지, “되도 않는” 말씀이 될 수 있어요. 단출하게 “아닙니다”나 “아니에요”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아니오’나 ‘아닙니다’나 ‘아니지요’나 ‘아니랍니다’나 ‘아니올시다’로 손질해 보아도 됩니다. 또는 “그럴까요?”나 “그리 될까요?”나 “그렇다고 생각합니까?”처럼 되물을 수 있어요. “그렇지 않습니다”나 “그럴 수 없습니다”나 “그럴 일은 없습니다”처럼 가다듬어도 잘 어울립니다. 2017.4.13.나무.ㅅㄴㄹ
천만의 말씀입니다
→ 틀린 말씀입니다
→ 잘못된 말씀입니다
→ 맞지 않는 말씀입니다
→ 말도 안 됩니다
→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 아니올시다
→ 아니랍니다
→ 글쎄요
→ 아닐 말씀입니다
→ 옳지 않은 말씀입니다
→ 알맞지 않은 말씀입니다
→ 걸맞지 않은 말씀입니다
《편집부-인도 동화집》(계몽사,1962) 107쪽
천만의 말씀입니다
→ 웃기는 말씀입니다
→ 터무니없는 말씀입니다
→ 얼토당토않은 말씀입니다
→ 말도 안 됩니다
→ 있을 수 없는 말씀입니다
→ 꿈 같은 말씀입니다
→ 아닙니다
→ 그럴 일은 없습니다
→ 그렇지 않습니다
《손석춘과 일곱 사람-후퇴하는 민주주의》(철수와영희,2009) 29쪽
천만의 말씀이다
→ 아닌 말씀이다
→ 아니라고 느낀다
→ 아니지 싶다
→ 아니지
→ 아니라고 말하겠다
→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나는 아니라고 본다
《한정식-사진, 시간의 아름다운 풍경》(열화당,1999) 41쪽
천만의 말씀이다
→ 터무니없는 말씀이다
→ 터무니없다
→ 아닌 말씀이다
→ 아니다
→ 말도 안 된다
→ 웃기지도 않다
→ 웃기는 말씀이다
《폴 록하트/박용현 옮김-수포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철수와영희,2017) 4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