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알기 아까운 책 읽기의 비밀
이태우 지음 / 연지출판사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책읽기 삶읽기 285



아름답기에 혼자 읽을 수 없는 책

― 혼자 알기 아까운 책 읽기의 비밀

 이태우 글

 연지출판사 펴냄, 2015.8.1. 12000원



  누가 저한테 ‘책을 왜 읽으셔요?’ 하고 여쭈면, 저는 다음처럼 이야기합니다. ‘저는 책을 읽는다기보다 마음을 읽어요’라든지 ‘저는 이 책을 거쳐서 사랑을 읽어요’라든지 ‘저는 이 책이라는 껍데기를 손에 쥐고서 아름다운 삶을 읽어요’라든지 ‘저는 책을 가슴에 품으면서 따뜻한 숨결을 읽어요’라고요.


  여기에 한 마디를 덧붙입니다. ‘저한테는 아침저녁으로 밥을 지어 아이들하고 나누는 살림도 책읽기이고 책쓰기예요’라든지 ‘파랗게 눈부신 하늘도 멋진 책이랍니다’라든지 ‘새봄에 돋는 싱그러운 풀을 보노라면 이토록 사랑스러운 책이 어디에 더 있나’라든지 ‘겨울을 딛고서 피어나는 봄꽃을 마주하면서 즐겁게 책읽기를 해요’라고요.



나는 무료인 무가지 신문에서 별로 좋은 정보를 가져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공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시간과 기회비용이기 때문이다. 신문은 유료로 구독할 때 가치 있는 정보를 얻는다고 생각한다. (19쪽)


독서는 배우려는 의지만 있다면 최고의 학습 수단이 될 수 있다. (27쪽)



  이태우 님이 쓴 《혼자 알기 아까운 책 읽기의 비밀》(연지출판사,2015)을 읽으며 책이란 무엇이고 책읽기란 어떤 살림인가 하고 새삼스레 돌아보니다. 책이름에서 엿볼 수 있기도 한데, 참말로 아름다운 책은 혼자만 읽기에 아까워요. 이 아름다운 책을 이웃한테 알려주고 싶습니다. 이 사랑스럽고 이 멋지고 이 기쁘고 이 따뜻하고 이 훌륭하고 이 놀랍고 이 대단한 책을 이웃한테 알려주면서 함께 읽고 싶어요.


  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그냥 책만 읽고 그치지는 않으시리라 생각해요. 책을 읽은 즐거운 느낌을 이웃이나 동무한테 알려주시겠지요. 책을 선물할 때도 있고, 함께 책방마실을 할 때도 있어요. 이웃이나 동무가 어느 책을 고르도록 이끌 때도 있지요. 



책을 읽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자신을 발견하고 싶기 때문이다. (64쪽)


잠들기 전 가볍고 재미있게 본 책은 꿈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든다. (75쪽)



  《혼자 알기 아까운 책 읽기의 비밀》이라는 책을 쓴 분도 이야기하는데, ‘거저 신문(무가지)’에서는 값있는 정보를 얻기 어려우리라 느낍니다. 아무 값을 치르지 않고 손에 쥐노라면 어느새 아주 가볍게 툭 털어버리고 말지 싶어요. 두고두고 건사하면서 되읽을 만한 이야깃거리가 못 되는 ‘거저 신문’이지 싶어요.


  생각해 봐요. 큰 도시에 넘치는 그 거저 신문을 살뜰히 챙겨서 날마다 되읽는 분이 있을까요? 거저 신문을 날마다 되읽으면서 무엇을 얻을 만할까요? 아침 정보가 저녁에는 ‘죽은 정보’가 되고 마는 오늘날 사회에서, 어제 정보는 이튿날 ‘낡은 정보’로 바뀌는 오늘날 흐름에서, 거저 신문은 어떤 구실을 할까요?


  우리가 무엇을 읽어야 한다면 자꾸 읽고 거듭 읽는 동안 늘 새로운 마음이 북돋우는 이야깃거리여야지 싶습니다. 한 번 슥 훑고서 다시 펼쳐 볼 만하지 않다면, 이는 거저 신문뿐 아니라 책일 적에도 뜻없는 노릇이지 싶어요.



하루 중 가장 편한 시간대에 책을 펼쳐라. 그 순간부터 당신은 새로운 세계를 만날 것이며 인생의 변화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126쪽)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목차를 만든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저자가 쓴 책을 자신의 시각으로 다시 본다는 말이다. (131쪽)



  책 한 권을 고를 적에도 늘 이 대목을 생각해야지 싶어요. ‘나는 이 책을 한 번 읽고서 다시 안 볼 생각인가?’ 하고요. ‘나는 이 책을 오늘 다 못 읽고 이달에 다 못 읽어도 두고두고 책상맡에 놓으면서 기쁨을 맛볼 만한가?’ 하고요. 덧붙여 ‘나는 이 책을 앞으로 아이들한테 물려주고, 아이들은 이 책을 나중에 새로운 아이들한테 다시 물려줄 만할까?’도 생각해 보아야지 싶어요.


  한 번 읽고 사라지는 책, 이른바 ‘한 번 소비되고 잊히는 물건’이 아닌, 우리 삶을 새롭게 북돋우는 이야깃거리다운 책을 손에 쥐어야지 싶습니다. 더 많은 책이 아닌, 더없이 아름다운 책을 집어야지 싶어요. 더 많은 책을 읽기보다, 더없이 사랑스럽게 책을 읽어야지 싶어요.



책을 읽는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다. 배움에 뜻이 있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잡고 펼치며 그 세계로 빠져든다. (164쪽)



  우리는 배우고 싶어서 책을 읽습니다. 배우고 싶지 않다면 책을 안 읽어요. 오늘날 무척 많은 분들이 책을 안 읽거나 못 읽는다면 ‘새로 배우는 기쁨’이 없기 때문이라고 느껴요. 새로 배우는 기쁨을 누릴 만한 겨를이 없기에 책을 못 읽거나 안 읽을 수 있어요. 새로 배우는 동안 얼마나 기쁘면서 아름다운 삶이 되는가를 아직 누려 본 적이 없는 터라 책읽기하고 멀리 떨어졌을 수 있고요.


  곰곰이 보면 그렇지요. 수많은 아이들이 고등학교 다닐 무렵까지 책을 제법 읽지만,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생이 되면 책을 거의 다 놓아요. 대학교를 다니고서 회사에 들어갈 적에도 책을 참 많이 내려놓지요. 이제 ‘더 배울(공부할) 일이 없다’고 여겨 버리거든요.


  그러나 대학생이 되어도 배울(공부할) 일이 많아요. 학과 공부만 배움이 아니거든요. 삶을 배우고 사랑을 배웁니다. 나와 이웃을 배웁니다. 마을과 나라와 지구와 우주를 배워요. 그리고 너랑 내가 맺는 사랑으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살아갈 먼 앞날을 배워요.


  회사원이나 공무원이나 되어도, 노동자나 농사꾼이 되어도, 여느 집살림꾼이나 교사가 되어도, 우리는 늘 새롭게 배워야 새롭게 일할 수 있다고 느껴요. 새롭게 배우는 사람이 이웃을 아끼는 마음이 되지 싶어요. 새롭게 배우는 사람이 평화와 민주와 평등으로 나아가는 길을 슬기롭게 열려고 땀을 흘리지 싶습니다. 2017.3.11.흙.ㅅㄴㄹ


  그나저나 말을 조금 더 가다듬어 쉽게 쓸 수 있었을 텐데 싶습니다. 한 가지만 보기를 들면, '책읽기(책 읽)'하고 '독서'를 자꾸 오락가락하면서 글을 쓰는데, '책읽기' 하나만 써도 됩니다. 글에서 힘을 빼고 부드럽고 쉽게 쓴다면, 글쓴이 뜻을 한결 널리 펼 만하다고 봅니다.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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