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55] 가까운 몸



  몸만 가까우면서 늙고

  마음이 가까워 젊으니

  벗은 마음으로 사귀지



  몸은 가까이에 있어도 마음이 가까이에 없다면 눈길을 두지 못하는 삶이 되지 싶어요. ‘눈길을 두지 못하는 삶’이란 눈길을 어디에 두어야 좋을는지 스스로 못 깨닫는 채 아무것이나 그냥 쳐다본다는 뜻입니다. ‘눈길을 두는 삶’이란 스스로 무엇을 할 적에 즐거운가를 깨달아 언제나 사랑으로 제 살림을 짓는다는 뜻이고요. 우리가 몸만 바라볼 적에는 몸에 휘둘리면서 늙어요. 우리가 마음을 바라볼 적에는 몸까지 덩달아 고이 가꾸면서 젊어요. 서로 아름답거나 살가운 벗이라면 늘 마음으로 아낄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부터 가까이 두면서 몸을 가까이할 적에 비로소 새롭게 그림을 그리는 이야기가 태어나지 싶어요. 2017.2.8.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말/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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