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1026 : 이동하고 가다
걸어서 이동해야만 했다. 태평양까지 가는
→ 걸어서 가야만 했다. 태평양까지 가는
→ 걸어서 나아가야만 했다. 태평양까지 가는
→ 걸어가야만 했다. 태평양까지 가는
이동하다(移動-) : 1. 움직여 옮기다. 또는 움직여 자리를 바꾸다
가다 : 1.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장소를 이동하다 3. 일정한 목적을 가진 모임에 참석하기 위하여 이동하다 4. 지금 있는 곳에서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다른 곳으로 옮기다
움직여 옮기는 몸짓을 가리키는 한자말 ‘이동하다’는 ‘가다’하고 뜻이 맞물려요. “이동해야만 했다. 태평양까지 가는”처럼 쓸 적에는 겹말입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살피니 ‘가다’를 ‘이동하다’나 ‘옮기다’로 풀이합니다. 얄궂고 엉성한 돌림풀이입니다. 보기글에서는 앞뒤 모두 ‘가다’로 적으면 되는데, 앞뒤를 좀 다르게 적고 싶다면 앞쪽을 “걸어서 나아가야만 했다”나 “걸어가야만 했다”로 적어 볼 수 있어요. 2017.2.5.해.ㅅㄴㄹ
결국에는 걸어서 이동해야만 했다. 태평양까지 가는 수월한 항행 하천 경로는 결코 없을 것이었다
→ 마침내 걸어서 가야만 했다. 태평양까지 배로 수월하게 가는 길은 도무지 없으리라
→ 끝내 걸어서 가야만 했다. 태평양까지 배로 수월하게 가는 길은 참말 없으리라
《존 앤더슨/최파일 옮김-내추럴 히스토리》(삼천리,2016) 29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