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949 : 신경질적이고 짜증이 난



매우 신경질적으로 우는 새 … 머리끝까지 짜증이 난 새

→ 매우 골이 난 듯 우는 새 … 머리끝까지 짜증이 난 새

→ 매우 성을 내며 우는 새 … 머리끝까지 짜증이 난 새

→ 매우 짜증스레 우는 새 … 머리끝까지 짜증이 난 새


신경질적(神經質的) : 신경이 너무 예민하거나 섬약하여 사소한 일에도 자극되어 곧잘 흥분하는

흥분하다(興奮-) : 어떤 자극을 받아 감정이 북받쳐 일어나다

짜증 : 마음에 꼭 맞지 아니하여 발칵 역정을 내는 짓

역정(逆情) : 몹시 언짢거나 못마땅하여서 내는 성

성 : 노엽거나 언짢게 여겨 일어나는 불쾌한 감정

노엽다(怒-) : 화가 날 만큼 분하고 섭섭하다

분하다(憤-/忿-) : 1. 억울한 일을 당하여 화나고 원통하다

화(火) : 몹시 못마땅하거나 언짢아서 나는 성



  작은 일에도 발칵 한다는 ‘신경질적’은 ‘흥분하는’ 몸짓을 가리켜요. 보기글에서는 새가 “신경질적으로 운다”고 하다가 “짜증이 나서 운다”고 말하면서 겹말 얼거리입니다. 앞뒤 모두 ‘짜증’이라는 낱말을 쓸 수 있고, 앞쪽은 ‘성’이나 ‘골’이라는 낱말을 쓸 수 있어요.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살피니 ‘짜증’을 ‘역정(逆情)’으로 풀이하고, ‘역정’은 다시 ‘성’으로 풀이합니다. ‘성’은 다시 ‘노엽다(怒-)’로 이어지는데, 이는 ‘화(火)’와 ‘분하다(憤-/忿-)’로 이어지며, ‘화’는 ‘성’으로 닿고, ‘분하다’는 거꾸로 ‘화’로 닿아요. 매우 뒤죽박죽인 돌림풀이입니다. 한국말 ‘짜증·성’하고 한자말 ‘역정·노엽다·분하다·화’가 실타래처럼 얽혔습니다. 2017.1.19.나무.ㅅㄴㄹ



올해 들어서는 매우 신경질적으로 우는 새가 출현했습니다. 연구소 사무장님은 그 소리는 머리끝까지 짜증이 난 새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고 합니다

→ 올해 들어서는 매우 골이 난 듯 우는 새가 나타났습니다. 연구소 사무장님은 그 소리는 머리끝까지 짜증이 난 새가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고 합니다

→ 올해 들어서는 매우 성을 내며 우는 새가 나왔습니다. 연구소 사무장님은 그 소리는 머리끝까지 짜증이 난 새가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고 합니다

《정상명-꽃짐》(이루,2009) 13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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