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895 : -는 와중
그러는 와중에
→ 그러는데
→ 그러다가
-는 : 앞말이 관형어 구실을 하게 하고 이야기하는 시점에서 볼 때 사건이나 행위가 현재 일어남을 나타내는 어미
와중(渦中) : 1. 흐르는 물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2. 일이나 사건 따위가 시끄럽고 복잡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가운데 : 5. 어떤 일이나 상태가 이루어지는 범위의 안
중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한국말사전을 보면 ‘가운데’ 다섯째 풀이가 있는데, 이는 한자 ‘中’을 새김으로만 옮겨서 잘못 쓰는 보기입니다. ‘中’은 번역 말투에다가 일본 말투가 섞여서 잘못 퍼진 보기이고요. 이러면서 ‘와중’이라는 한자말이 퍼지고, “-는 와중”이라는 겹말까지 나란히 퍼집니다. 영어에서 나타나는 현재진행형이라는 말투를 일본에서는 ‘中’이라는 한자를 써서 풀었고, 한국 지식인은 일제강점기에 이 일본 말투를 고스란히 끌어들였어요. 이러다가 이 말투를 어설피 한국말로 옮긴다면서 ‘가운데’를 엉뚱한 자리에 썼고, ‘중·와중·가운데’가 ‘-는’하고 맞물리면서 겹말이 되어요. “그러는 중·그러는 와중·그러는 가운데”는 모두 ‘그러다가’나 ‘그러는데’로 손질해 줍니다. 2016.12.24.흙.ㅅㄴㄹ
그러는 와중에 잭은 뗏목 바닥의 나무 막대기들이 느슨해지고 있는 걸 느꼈다
→ 그러다가 잭은 뗏목 바닥 나무 막대기들이 느슨해지는 줄 느꼈다
→ 그런데 잭은 뗏목 바닥 나무 막대기들이 느슨해지는 줄 느꼈다
《필립 풀먼/양원경 옮김-겁없는 허수아비의 모험》(비룡소,2009) 164쪽
그러던 와중에 김주열의 실종 소식이 들려왔다
→ 그러는 터에 김주열이 사라졌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 그러다가 김주열이 사라졌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공현·전누리-우리는 현재다》(빨간소금,2016) 8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