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협조적
협조적 자세 → 서로 도와 어우러지는 매무새
협조적 행동 → 서로 돕는 모습
협조적인 태도 → 힘껏 도우려는 몸가짐
‘협조적(協調的)’은 “힘을 합하여 서로 조화를 이루는”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살펴보면, 한자말 ‘협조’가 두 가지로 있습니다. 하나는 ‘協助’로, “힘을 보태어 서로 도움”을 뜻하고, 둘은 ‘協調’로 “힘을 합하여 서로 조화를 이룸”을 뜻한다고 합니다. ‘협’은 ‘도울 協’을 쓰지만 ‘조’는 한자가 달라서 두 낱말이 갈리는구나 싶어요. 앞엣말 ‘協助’는 ‘-적’붙이 말이 없고, 뒤엣말 ‘協調’는 ‘-적’붙이 말이 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사람들이 ‘협조’라고 하는 한자말을 쓸 적에는 어느 쪽 한자말을 쓸까요? 힘을 보태어 서로 돕는 ‘協助’인가요, 아니면 힘을 합하여 서로 조화를 이루는 ‘協調’인가요? 그리고 왜 ‘協調的’은 ‘-적’을 붙여서 쓰고, ‘協助的’이라는 말투는 안 쓸까요?
한글로만 적어 놓으면 두 가지 한자말 ‘협조’를 가리기 어려우리라 느낍니다. 어쩌면 ‘협조’가 두 가지인 줄 모르거나 못 느끼는 분이 아주 많으리라 봅니다. 더욱이 한글로만 적은 ‘협조적’이 어느 한자말을 가리키는지 알아채는 사람은 매우 드물밖에 없으리라 생각해요.
한자말 뜻풀이를 헤아려 보면, ‘協助’를 풀이할 때에는 “힘을 보태어”로 적고, ‘協調’를 풀이할 때에는 “힘을 합하여”로 적습니다. 외마디 한자말 ‘合하다’는 ‘더하다’나 ‘보태다’를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두 한자말은 다른 한자말이지만, 한 낱말은 한국말 ‘보태어’를 쓰고, 다른 한 낱말은 한자말 ‘합하여’를 쓰되, 두 낱말은 말풀이가 같은 셈입니다. 우리는 ‘돕다’ 한 마디를 쓰면 될 노릇 아닐까 싶습니다. 때로는 ‘어울리다’를 쓰고, 때로는 “도우며 어울리는”이나 “어울리며 돕는”을 쓰면 되리라 생각합니다. 2016.12.23.쇠.ㅅㄴㄹ
무척 협조적이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 힘껏 도우며 사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 잘 어울리며 사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 서로 잘 돕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 서로 잘 어울리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송건호-한나라 한겨레를 향하여》(풀빛,1989) 14쪽
성인들 대부분은 협조적이고 관대하며 부지런히 일할 뿐만 아니라
→ 어른들 거의 모두 서로 돕고 너그러우며 부지런히 일할 뿐만 아니라
→ 어른들은 거의 다 서로 도우며 살고 넉넉하며 부지런히 일할 뿐만 아니라
→ 거의 모든 어른들은 서로 아끼고 넉넉하며 부지런히 일할 뿐만 아니라
→ 어른들은 거의 오순도순 너그러우며 부지런히 일할 뿐만 아니라
→ 어른들은 으레 사이좋고 너그러우며 부지런히 일할 뿐만 아니라
→ 어른들은 누구나 어깨동무를 하고 너그러우며 부지런히 일할 뿐만 아니라
《마저리 쇼스탁/유나영 옮김-니사》(삼인,2008) 81쪽
무서울 정도로 협조적이 됐군
→ 무서울 만큼 잘 도와주는군
→ 무서울 만큼 잘 도우며 어울리는군
→ 무서울 만큼 사근사근 잘 돕는군
《오자와 마리/노미영 옮김-은빛 숟가락 11》(삼양출판사,2016) 3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