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숲해설가 - 손쉬운 생태놀이 60개, 가까운 생태공원 12곳
장세이.장수영 지음 / 목수책방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읽기 삶읽기 279



엄마만 숲해설가? 아빠도 함께 숲놀이꾼!

― 엄마는 숲해설가

 장세이·장수영 글

 목수책방 펴냄, 2016.10.20. 15000원



  시골에서 나고 자라는 아이들은 시골을 누립니다. 시골에서 나고 자라더라도 읍내나 면소재지에서 지낸다면 아무래도 숲하고 더 가까이 지내기는 어려울 테지만, 도시보다는 숲이 한결 가깝겠지요. 도시에서 나고 자라는 아이들은 숲이라든지 바다라든지 들을 누리기가 만만하지 않아요. 도시에는 높다란 건물이 많고 자동차가 오가는 찻길이 넓으며 온갖 가게가 줄줄이 늘어서거든요. 숲으로 짙푸른 쉼터(공원)를 도시에서 쉽게 마주하기는 만만하지 않아요.


  그래도 요즈음은 도시 한켠에 숲으로 짙푸른 쉼터가 늘어납니다. 아무리 도시를 높다란 건물로 채우더라도 ‘아이뿐 아니라 어른’ 모두 ‘숨을 쉬어야 하는’ 줄 깨닫기 때문입니다. 100층이 넘는 건물만 세운다고 해서 이루는 도시가 아니라, 짙푸른 숲으로 아름다운 쉼터가 함께 있을 때에 살기 좋고 즐거운 도시가 되는 줄 시나브로 느끼지 싶어요.


  장세이·장수영 두 분이 빚은 《엄마는 숲해설가》(목수책방,2016)는 바로 서울에서 아이들한테 숲놀이를 이끌어 주고, 숲노래를 부르려 하는 보드랍고 너그러운 마음을 밝힙니다.



아이는 타고난 놀이꾼이자 철학자이며 또한 과학자입니다. 엄마가 길잡이 역할을 해 준다면 아이의 그러한 면모는 더욱 빛납니다. (18쪽)


세상의 모든 아이는 밥상 차리기의 명수랍니다. 초대 받은 친구는 숲 속의 생명이라면 누구라도 좋아요. 그럼 초대 손님이 좋아할 음식도 따로 내놓아야겠네요. 딱따구리는 어떤 음식을 좋아할까요? 두더지는요? 사마귀도 한번 초대해 볼까요? (38쪽)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들어가서도 놀 수 있고 배울 수 있어요.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들어가지 않아도, 집에서 어버이 곁에서 살림을 배우며 놀 수 있어요. 그리고 아이들은 숲정이(마을숲)에 가거나 숲쉼터(생태공원)에 가서도 놀 수 있고 배울 수 있습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는 이곳 교사가 이끄는 대로 놀거나 배운다면, 숲정이나 숲쉼터에서는 아이들이 저희 나름대로 놀이를 지어서 누릴 수 있어요.


  가랑잎으로 놀고 나뭇가지로 놉니다. 풀 한 포기로 놀고, 들꽃 한 송이로 놉니다. 풀벌레랑 함께 놀고, 숲으로 찾아든 뭇새 노랫소리를 들으며 놀아요. 봄에는 꽃내음을 맡으며 놀고, 여름에는 개구리하고 풀벌레가 베푸는 노래를 들으며 놀다가, 가을에는 싱그럽고 포근한 바람을 쐬면서 논 뒤에, 겨울에는 하얗게 온누리를 덮는 눈을 뭉치며 놀아요.



숲에서 하는 가장 좋은 놀이는 아이 스스로 창조한 놀이예요. (46쪽)


풀도 저마다 이름이 있습니다. 그 풀의 이름을 알아낼 수 없다면 그냥 풀이라고 부르면 됩니다. 모르는 나무를 보고 잡목이라고 말하지 않듯이, 그냥 풀이라고 불러 주세요. 그럼 아이도 작지만 소중한 생명인 풀을 쓸모없다는 인상의 잡초로 여기지 않을 테니까요. (87쪽)



  숲에서 노는 아이는 숲을 배울 수 있어요. 숲에서 노는 아이는 숲을 사랑하는 길을 천천히 몸으로 익힐 수 있어요. 숲에서 노는 아이는 숲을 곁에 두는 즐거움이나 보람이나 아름다움을 찬찬히 깨달을 수 있어요.


  아이를 이끌고 숲놀이를 보여주고 알려주는 어버이는 고단한 일이나 시름이나 걱정을 털어낸 채 홀가분하게 아이를 바라보는 기쁨이나 보람을 누릴 만해요. 아이만 숲에서 놀지 않아요. 아이한테 숲놀이를 알려주는 어머니랑 아버지도 함께 숲놀이를 즐기지요. 옛날처럼 마을이나 숲이나 들마다 아이들이 넘치는 오늘날은 아닙니다만, 사랑스러운 아이한테 사랑스러운 숲노래를 들려주는 기쁨을 나눌 수 있어요.



돌과 친구가 된 아이에게 “이 돌은 언제 태어났을까?” 하고 물으면 아이는 상상의 영역을 과거로 넓힙니다. “이 돌은 어디에서 왔을까?” 추리하면서 아이가 상상하는 공간도 무한히 넓어집니다. (115쪽)



  《엄마는 숲해설가》라는 책은 어머니가 숲해설가로 거듭나면서 숲놀이꾼이 되는 길을 잘 보여줍니다. 그런데 엄마만 숲해설가나 숲놀이꾼이 되어야 할까요? 우리 아빠들도 숲해설가나 숲놀이꾼이 되면 어떠할까요?


  어머니랑 아버지 모두 숲해설가랑 숲놀이꾼이 되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온누리 할머니랑 할아버지도 다 같이 숲해설가요 숲놀이꾼이 되어 이 땅을 사랑하고 보살피는 길을 아이들하고 곱게 나눌 수 있기를 빕니다. 2016.12.4.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