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712 : 용도 용처
용도조차 불분명하여 그 용처를 찾느라
→ 쓰임새조차 흐리멍덩하여 쓸 곳을 찾느라
→ 쓰임새조차 뚜렷하지 않아
용도(用途) : 쓰이는 길. 또는 쓰이는 곳
용처(用處) : 돈이나 물품 따위의 쓸 곳
한자말 ‘용도’는 “쓰이는 곳”을 가리키고, ‘용처’는 “쓸 곳”을 가리키니, 두 낱말은 거의 같다고 할 만합니다. 두 한자말을 잇달아 쓰면 겹말 얼거리입니다. 말뜻대로 ‘쓰임새’나 ‘쓸 곳’으로 손볼 수 있는데, 이렇게 손보더라도 보기글은 어쩐지 엉성합니다. 앞쪽은 ‘쓰임새’로 손본 뒤, 뒤쪽은 털어내 보면 비로소 글월이 매끄럽습니다. 2016.11.1.불.ㅅㄴㄹ
이 비싼 건축이 용도조차 불분명하여 그 용처를 찾느라 애를 먹어야 했다
→ 이 비싼 건축이 쓰임새조차 흐리멍덩하여 쓸 곳을 찾느라 애를 먹어야 했다
→ 이 비싼 건축이 쓰임새조차 뚜렷하지 않아 애를 먹어야 했다
《승효상-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돌베개,2016) 16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