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650 : 자기 자신



자기 자신을 우스꽝스럽게 만들 때

→ 저를 스스로 우스꽝스럽게 할 때

→ 내가 나를 우스꽝스럽게 다룰 때


자기(自己) : 1. 그 사람 자신 2. [철학] = 자아(自我) 3. 앞에서 이미 말하였거나 나온 바 있는 사람을 도로 가리키는 삼인칭 대명사

자신(自身) : 1. 그 사람의 몸 또는 바로 그 사람을 이르는 말 2. 다름이 아니고 앞에서 가리킨 바로 그 사람임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나 : 1. 말하는 이가 대등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나 아랫사람을 상대하여 자기를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 2. 남이 아닌 자기 자신 3. [철학] = 자아(自我)



  “자기 자신”이 겹말이라고 느끼기는 쉽지 않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말뜻과 말결을 차근차근 살핀다면 이 말투는 겹말이기에 알맞게 가다듬을 길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한국말사전을 찾아보면 “자기 자신”이라는 말마디를 아무렇지 않게 씁니다. 아무래도 사전을 엮은 분 스스로 이 말투를 깊이 헤아린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느낍니다.


  우리가 스스로 말을 생각할 수 있다면 “자기 자신을 가르치다”라 하지 않고, “내가 나를 가르치다”나 “내가 바로 나를 가르치다”처럼 쓸 수 있어요. 내가 스스로 말을 돌아볼 수 있으면 “자기 자신을 못 믿는다”라 하지 않고 “내가 나를 못 믿는다”나 “내가 바로 나를 못 믿는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나’를 힘주어 말하려는 뜻에서 “나 + 나 = 나 나”인 꼴로 “자기 자신”을 쓰는구나 싶은데, 이러한 느낌을 살리고 싶다면 “바로 나”라 하면 힘줌꼴이 되어요. 2016.10.12.물.ㅅㄴㄹ



가장 큰 웃음은 자기 자신을 우스꽝스럽게 만들 때 나오는 법이 아닌가

→ 가장 큰 웃음은 저를 스스로 우스꽝스럽게 할 때 나오는 법이 아닌가

→ 가장 큰 웃음은 내가 나를 우스꽝스럽게 다룰 때 나오는 법이 아닌가

《한미화-아이를 읽는다는 것》(어크로스,2014) 25쪽


사람이 달라지는 것은 자기 자신의 문제이지만

→ 사람이 달라지는 것은 바로 내 문제이지만

→ 사람이 달라지는 것은 언제나 내 일이지만

→ 사람이 달라지기란 늘 나하고 얽힌 일이지만

《김지은-거짓말하는 어른》(문학동네,2016) 10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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