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568 : 피상적이라서 외모의 철학을
피상적이라서 외모의 철학을 이해하지 못해
→ 겉만 훑어서 옷을 차려입는 뜻을 알지 못해
→ 겉만 훑느라 몸을 꾸미는 뜻을 헤아리지 못해
→ 겉만 보느라 옷맵시를 가꾸는 뜻을 알지 못해
피상적(皮相的) : 본질적인 현상은 추구하지 아니하고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현상에만 관계하는
외모(外貌) :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양
‘피상적’은 ‘겉’이나 ‘겉모습’만 살피거나 얽히는 이야기를 나타냅니다. ‘외모’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 곧 ‘겉모습’을 가리킵니다. “피상적이라서 외모의 철학을 이해하지 못해”처럼 말하면 “겉만 보느라 겉의 철학을 이해하지 못해”나 “겉모습만 보느라 겉모습의 철학을 이해하지 못해” 같은 얼거리가 되니 겹말이에요. 어쩐지 말이 안 됩니다. 이 같은 글월이 쓰인 자리를 살피니 ‘외모’는 ‘옷에 마음을 써서 잘 입는 일’을 가리키는구나 싶어요. 그러면 앞쪽에서 ‘피상적’은 “겉만 보느라”로 손보고, 뒤쪽에서 ‘외모’는 “옷을 차려입는”이나 “몸을 꾸미는”이나 “옷을 꾸미는”이나 “몸을 가꾸는”으로 손질해 줍니다. 2016.9.30.쇠.ㅅㄴㄹ
“하지만 남자는 옷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을 쓰면 안 된다고들 하던데요.” “요즘 사람들은 너무 피상적이라서 외모의 철학을 이해하지 못해.”
→ 요즘 사람들은 너무 겉만 훑느라 옷을 차려입는 철학을 알지 못해
→ 요즘 사람들은 너무 겉만 훑으니 옷을 꾸미는 철학을 알지 못해
→ 요즘 사람들은 너무 겉치레라서 몸을 가꾸는 뜻을 알지 못해
《오스카 와일드/박명숙 옮김-오스카리아나》(민음사,2016) 44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