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안 읽어도 되는 혼잣글



  혼잣말이 있듯이 혼잣글이 있다고 느낀다. 혼잣말을 읊을 적에 이 말을 굳이 남이 듣기를 바라지 않듯이, 혼잣글이 되도록 쓴다면 이때에도 굳이 남이 읽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여길 만하다. 혼잣말을 하는 까닭은 스스로 이루려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혼잣글을 쓰는 까닭은 스스로 이루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요 한두 달 사이에 ‘겹말 손질’ 이야기에 온힘을 쏟았고, 요 며칠 사이에는 막바지로구나 싶어서 더욱 힘을 쏟아 보았다. 이러한 글을 누가 얼마나 어떻게 읽어 줄는지 알 길은 없다. 다만 이 같은 글을 쓰는 까닭이 있다면, 누구보다 나 스스로 ‘내 말’을 더욱 꼼꼼히 살피면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겹말 손질’ 이야기를 쓰다 보면 국립국어원이나 표준국어대사전뿐 아니라 한국사람이 한국말을 얼마나 엉터리로 다루거나 엉망으로 망가뜨리는가를 알 수 있는데, 이 대목은 그리 대수롭지 않다. 남들이 글을 잘 쓰든 못 쓰든 참말 대수롭지 않다. 내가 내 나름대로 잘 쓰려고 애쓰면 될 뿐이다. 스스로 배우려고 혼잣말을 하고 혼잣글을 쓴다. 함께 배우려는 이웃이 있으면 즐겁게 따라올 테지. 2016.9.25.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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