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추수 秋收


 추수가 한창인 논 → 벼베기가 한창인 논

 추수를 끝낸 훤한 논밭 → 가을걷이를 끝낸 훤한 논밭

 벼를 추수하다 → 벼를 거두다 / 벼를 베다

 그해 가을에 추수한 햅쌀 → 그해 가을에 거두어들인 햅쌀

 쌀 삼천 석은 너끈히 추수할 → 쌀 삼천 석은 너끈히 거둘

 추수하는 즉시로 → 거두어들이는 대로 / 거두는 대로 곧


  ‘추수(秋收)’는 “가을에 익은 곡식을 거두어들임”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에는 “≒ 가을걷이·추가(秋稼)”처럼 비슷한말을 싣는데, ‘가을걷이’는 “= 추수(秋收)”로 풀이하고 ‘추가’도 “= 추수(秋收)”로 풀이해요. ‘추가’라는 한자말은 이 같은 말풀이를 할밖에 없을 터이나 ‘추가’ 같은 한자말은 쓸 일이 없다고 느낍니다. 그나저나 ‘추수 → 가을걷이’로 말풀이를 붙이고, ‘가을걷이 = 가을에 익은 곡식을 걷는 일’처럼 말풀이를 고쳐야지 싶습니다. 그리고 ‘추수’는 ‘가을걷이’나 ‘벼베기’로 손질하면 되는데, 벼가 아닌 곡식을 벤다면 ‘밀베기·콩베기·보리베기’처럼 ‘-베기’를 뒷가지로 삼아서 새 낱말을 넉넉히 지어서 쓸 수 있어요. 2016.9.8.나무.ㅅㄴㄹ



빛을 추수하는 일꾼들이 그 돌을 캐다가

→ 빛을 거두어들이는 일꾼들이 그 돌을 캐다가

→ 빛을 거두는 일꾼들이 그 돌을 캐다가

《노혜경-캣츠아이》(천년의시작,2005) 78쪽


나무꾼 님, 이제 추수를 시작해요

→ 나무꾼 님, 이제 가을걷이를 해요

→ 나무꾼 님, 이제 보리를 베요

→ 나무꾼 님, 이제 보리베기를 해요

《우치다 리사코/고향옥 옮김-빵을 훔친 꼬마 악마》(비룡소,2014) 18쪽


추수가 끝난 마른 논바닥

→ 가을걷이가 끝난

→ 벼베기가 끝난

《고형렬-은빛 물고기》(최측의농간,2016) 228쪽


요즘은 농사를 기계로 지어서 추수(가을에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일)도 쉬워졌지만

→ 요즘은 농사를 기계로 지어서 가을걷이도 쉬워졌지만

→ 요즘은 농사를 기계로 지어서 벼베기도 쉬워졌지만

《정인수-짚신 신고 도롱이 입고 동네 한 바퀴!》(분홍고래,2016) 9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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