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정원이 있다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7
케빈 헹크스 지음,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74



콩 심은 데 콩 나니까, 꿈을 심어 보면?

― 나에게 정원이 있다면

 케빈 헹크스 글·그림

 최순희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2010.10.10. 9500원



  우리한테 땅에 있다면 우리는 저마다 이 땅을 어떻게 가꿀 만할까요? 이 땅에 건물을 높이 올릴 만할까요? 넉넉한 땅이 있으니 자동차를 대기 좋다고 여길 만할까요? 집을 크고 넓게 새로 지을 만할까요? 아이들이 마음껏 뛰고 달릴 놀이터로 삼을 만할까요? 꽃씨를 심거나 나무를 심어서 아기자기하게 돌볼 만할까요?


  우리가 아이들한테 땅을 마련해서 선물한다면, 아이들은 이 땅에서 무엇을 할 만할까요? 도시 아이들이든 시골 아이들은, 아이들은 참말 저희 땅에 무엇을 심거나 두거나 놓거나 세우면서 하루 살림을 즐겁게 지으려 할까요?



나의 정원에서는 내 맘대로 꽃 색깔을 바꿀 수 있어요. 분홍색, 파란색, 초록색, 보라색. 또 무늬도 바꿀 수 있지요. 꽃을 꺾으면, 그 자리에 다른 꽃이 금세 다시 피어나요. (6∼8쪽)



  케빈 헹크스 님 그림책 《나에게 정원이 있다면》(시공주니어,2010)을 찬찬히 읽어 봅니다. 이 그림책은 어머니 곁에서 ‘어머니가 꽃밭이나 텃밭을 돌보는 모습을 지켜보고 거드는’ 아이가 마음으로 꿈을 그리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이 어머니는 몹시 힘을 쏟아서 꽃을 돌보고 남새를 키운다고 해요. 그야말로 알뜰히 풀을 뽑고 흙을 일구며 땀을 바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머니 꽃밭’은 늘 눈부시고 ‘어머니 텃밭’은 언제나 넉넉하다지요.



내가 조가비를 심으면, 조가비가 자라나요. 내가 알사탕을 심으면, 무성한 알사탕 나무가 자라나요. (12∼14쪽)


나의 정원에는 새들과 나비들이 수백 마리씩 날아들어요. 정원은 푸드덕푸드덕 날갯짓 소리로 가득해요. (18쪽)



  아이는 풀을 뽑지 않아도 되는 꽃밭을 꿈으로 그립니다. 아이는 꽃을 꺾고 또 꺾어도 곧장 새로운 꽃송이가 올라와서 꽃잔치로 흐드러지는 꽃밭을 꿈으로 그립니다. 게다가 아이는 ‘콩 심으면 콩 나고 팥 심으면 팥 난다’는 옛말처럼 ‘조가비 심어 조가비 나’고 ‘알사탕 심어 알사탕 나’는 신나는 텃밭을 꿈으로 그려요.


  와, 멋진걸요. 조가비랑 알사탕을 심어서 조가비랑 알사탕을 거둔다니! 그러면 어른들은 이때에 무엇을 꿈으로 그릴 만할까요? 돈을 심어서 돈을 거둔다는 꿈? 자동차를 심어서 자동차를 거둔다는 꿈?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책을 심어서 책을 거둔다는 꿈을 그릴 수 있을까요?


  게다가 ‘꽃밭 아이’는 제 꽃밭에 새와 나비가 한두 마리가 아닌 수백 마리가 날아들어서 어마어마한 노래잔치가 이루어지기를 꿈으로 그립니다. 알록달록 어여쁜 수많은 나비를 지켜보면서 기쁘게 웃고 싶다는 꿈을 그려요.



밤이 되었어요. 반딧불이와 문 앞의 등불만 빛나고 있어요. 자기 전에 나는 내 방에 있는 조가비를 정원으로 가져가요. 나는 조가비를 땅에 심어요. (25쪽)



  어른들은 밭에 콩을 심어야 콩이 나고 팥을 심어야 팥이 나는 줄 압니다. 콩을 심은 자리에 팥이 안 나고 팥을 심은 자리에 콩이 안 나는 줄 알아요. 그런데 어른들은 여기까지만 알아요. 어른들은 ‘꿈’을 심은 자리에 ‘꿈’이 자라고, ‘사랑’을 심은 자리에 ‘사랑’이 자라는 줄 더 헤아리지 못하곤 합니다.


  어머니 곁에서 꽃밭이랑 텃밭을 돌보는 일을 돕던 아이는 어느 날 밤 참말로 조가비를 밭 한쪽에 심으면서 즐겁게 웃음을 짓습니다. 앞으로 조가비에 뿌리가 내리고 싹이 터서 ‘조가비 꽃’이나 ‘조가비 나무’가 되기를 꿈으로 그립니다.


  그림책 《나에게 정원이 있다면》에 나오는 아이가 보여주는 몸짓은 어쩌면 어른들한테 바보스럽거나 터무니없다고 보일 수 있을 텐데, 이 아이는 참으로 즐겁고 사랑스럽게 마음을 쏟아서 꿈을 그려요. 우리는 이 아이한테 “얘야, 조가비를 심는다고 조가비가 나지 않아!” 하고 다그칠 수 없어요. 그러면 우리는 이 아이한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이 ‘텃밭 아이’한테, ‘꽃밭 아이’한테, ‘꿈 아이’한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어깨동무를 할 적에 즐거운 하루 살림이 될까요? 2016.8.17.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