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잎 사이에 봄까지꽃 빼꼼
올해부터 갓김치를 담그려 한다. 우리 집 마당에서 저절로 돋는 갓잎이 싱그러이 올라오기를 기다린다. 한겨울부터 돋은 아이들은 벌써 잎이 커다랗고, 봄볕을 받으며 새로 돋은 아이들은 아직 작다. 한 소쿠리 뜯을 만큼 될 때까지 기다린 뒤 신나게 담글 갓김치를 헤아리면서 갓잎을 살피는데, 조그마한 봄까지꽃이 갓잎 사이에 빼꼼 고개를 내미네. 어느새 이렇게 요 사이를 비집고 나왔을까. 두툼하고 펑퍼짐한 갓잎 그늘에 지지 않으려고 고개를 내밀었을까. 바야흐로 봄까지꽃이 봄나물로 밥상에 오를 때가 되었다. 2016.3.7.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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