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진- 津


 진국 → 짙은 국 / 짙국

 진간장 → 짙은 간장 / 짙간장

 진보라 → 짙은 보라 / 짙보라

 진분홍 → 짙은 분홍 / 짙분홍


  ‘진(津)’은 “‘매우 진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라고 합니다. ‘진하다’를 다시 찾아보면 “1. 액체의 농도가 짙다 2. 기체의 밀도가 높다 3. 빛깔이 짙다 4. 맛이나 냄새가 강하다 5. 감정의 정도가 보통보다 더 깊다 6. 어떤 정도가 보통보다 더 세거나 강하다”를 뜻한다고 나옵니다. 그러니까, ‘짙다’를 한자말로는 ‘津’을 빌어서 나타내는 셈입니다.


  외마디 한자말로 쓰는 ‘진-’을 붙인 ‘진국’이나 ‘진간장’은 퍽 오래 사람들 입에 익은 말투일 텐데, 이렇게 그대로 쓸 수도 있을 테지만, ‘짙다’에서 ‘짙-’을 앞가지로 삼아서 ‘짙국·짙간장’처럼 새로 쓸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옅은 국이나 간장이라면 ‘옅국·옅간장’이에요. 짙은 보라는 ‘짙보라’가 되고, 옅은 보라는 ‘옅보라’가 되어요. 2016.2.14.해.ㅅㄴㄹ



진보라 진분홍꽃 꿈을 묻혀

→ 짙은보라 짙은분홍꽃 꿈을 묻혀

→ 짙보라 짙분홍꽃 꿈을 묻혀

《홍윤숙-쓸쓸함을 위하여》(문학동네,2010) 26쪽


진빨강 리본이 빙글빙글 감겨 있는

→ 짙은 빨강 댕기가 빙글빙글 감긴

→ 짙붉은 댕기가 빙글빙글 감긴

《린다 멀랠리 헌트/강나은 옮김-나무 위의 물고기》(책과콩나무,2015) 95쪽


진보랏빛 꽃들이 살고 있었어요

→ 짙은 보랏빛 꽃들이 살았어요

《김둘-다람쥐 해돌이, 잘 먹고 잘 노기》(자연과생태,2015) 70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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