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가족·일가족/한가족·핵가족 家族·一家族·核家族
가족을 부양하다
→ 식구를 먹여살리다
→ 한집을 먹여살리다
열흘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 열흘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 열흘 만에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 열흘 만에 한집 품으로 돌아왔다
모처럼 식구가 한자리에 모인 가족적 분위기
→ 모처럼 식구가 한자리에 모인 따스한 느낌
→ 모처럼 한집이 한자리에 모인 도란도란 즐거움
→ 모처럼 한집안이 한자리에 모인 사랑스런 기운
이러한 작은 일은 가족적으로 해결해도 된다
→ 이러한 작은 일은 식구끼리 풀어도 된다
→ 이러한 작은 일은 우리끼리 풀어도 된다
→ 이러한 작은 일은 집안에서 풀어도 된다
일가족 여섯이 한자리에 모이다
→ 한집 여섯이 한자리에 모이다
→ 한집안 여섯이 한자리에 모이다
일가족을 이끌고 피난을 가다
→ 한집안을 이끌고 피난을 가다
→ 한집을 이끌고 싸움통을 벗어나다
핵가족이 늘고 있다
→ 작은집안이 는다
→ 작은집이 늘어난다
‘가족(家族)’은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라 하고, ‘일가족(一家族)’은 “한집안의 가족. 또는 온 가족”이라 합니다. ‘한집안’은 “1. 한집에서 사는 가족 2. 일가 친척”이라 하고, ‘한집’은 “1. 같은 집 2. = 한집안”이라 해요. 그러니까, ‘일가족 = 한집에 사는 가족의 가족’인 셈인데, 이도 저도 모두 두루뭉술한 말풀이입니다.
한국말사전을 더 살펴보면 ‘한식구’라는 낱말은 따로 안 나옵니다. 아마 예부터 ‘한집·한집안’이라는 낱말만 썼으리라 봅니다. ‘가족’이라는 한자말은 일본에서 널리 쓰고, 일제강점기 뒤로 아주 빠르게 퍼졌습니다.
시골에서 마을 할매와 할배는 으레 ‘지비(집이)’라는 말을 씁니다. ‘이녁’을 가리킬 적에 곧잘 이런 말을 쓰는데, ‘집’이라는 낱말로 ‘사람’을 가리킵니다. ‘집’이라는 낱말을 한국말사전에서 찾아보면, ‘집’은 “사람이 지내는 곳”을 가리킬 뿐 아니라, “집안”을 가리키고, “사람”을 가리킵니다. 오늘날 한국말사전은 “‘사람’을 가리키는 ‘집’”이 가시내(여자, 어머니, 아내)이기만 한 줄 잘못 풀이하지만, 예부터 ‘집’은 한집안 사람 누구나 다 가리켰습니다. 왜냐하면 가시내만 집에 살지 않고, 사내도 집에 함께 사니까요.
오늘날 문명사회에서는 ‘사내가 바깥에서 일자리를 얻어 돈을 버는’ 얼거리입니다만, 이런 모습도 아주 살짝 드러났을 뿐, ‘바깥에서 일자리를 얻어 돈을 버는 사람’은 사내와 가시내 모두입니다. ‘집’은 먼 옛날부터 ‘사람’을 가리키는 낱말이에요. 가시내만 따로 가리키는 ‘집사람’이 아니라, “집에서 살림을 짓고 삶을 꾸리는 사람”이 모두 ‘집사람’입니다. 이를 짤막하게 ‘집’이라 하거나 ‘집 + 이(사람)’ 꼴로 ‘집이(지비)’처럼 쓰는 셈입니다.
한국말은 ‘집·집안·한집·한집안·온 집(온집)·온 집안(온집안)’입니다. 한자말은 ‘식구·가족’입니다. 한자말 가운데 ‘식구’는 한국 한자말이요, ‘가족’은 일본 한자말입니다. 말뿌리는 이렇습니다.
‘핵가족(核家族)’은 “한 쌍의 부부와 미혼의 자녀만으로 구성된 가족”이라 하니, ‘작은집안’이나 ‘작은집’으로 손질해서 쓸 만합니다. 2016.2.10.물.ㅅㄴㄹ
일가족이 함께 세상을 등지는 마당에
→ 한집이 함께 이 땅을 등지는 마당에
→ 한집안이 함께 이 땅을 등지는 마당에
→ 온 집이 함께 이 땅을 등지는 마당에
→ 온 식구가 함께 이 땅을 등지는 마당에
《편집부 엮음-또 하나의 입덧》(따님,1990) 80쪽
일가족이 자살할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에게
→ 한식구가 자살할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에게
→ 한집안이 스스로 죽으려 하는 사람들한테
→ 한집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사람들한테
《손석춘-10대와 통하는 사회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41쪽
늑대 무리는 핵가족 형태로, 부모와 새끼 몇 마리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 늑대 무리는 작은집안 얼개로, 어미와 새끼 몇 마리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 늑대 무리는 작은집 얼거리로, 어미와 새끼 몇 마리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 늑대 무리는 작은식구 모습으로, 어미와 새끼 몇 마리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짐 더처·제이미 더처/전혜영 옮김-늑대의 숨겨진 삶》(글항아리,2015) 75쪽
늑대 무리가 한 가족이라는 사실을
→ 늑대 무리가 한집안임을
→ 늑대 무리가 한집임을
→ 늑대 무리가 한 식구라는 대목을
《짐 더처·제이미 더처/전혜영 옮김-늑대의 숨겨진 삶》(글항아리,2015) 37쪽
우리 가족은
→ 우리 집은
→ 우리 집안은
→ 우리는
《나카가와 치히로/홍성민 옮김-천사는 어떻게 키워요?》(동쪽나라,2005) 22쪽
가족 신문 만드는 날
→ 우리 집 신문 엮는 날
→ 우리 집안 신문 내는 날
《김미혜-아빠를 딱 하루만》(창비,2008) 40쪽
세 나라의 관계를 ‘한 지붕, 세 가족’이라고 부르고 싶구나
→ 세 나라 사이를 ‘한 지붕, 세 집안’이라고 하고 싶구나
→ 세 나라 사이를 ‘한 지붕, 세 집’이라고 하고 싶구나
→ 세 나라 사이를 ‘한 지붕, 세 식구’라고 말하고 싶구나
《강창훈-세 나라는 늘 싸우기만 했을까?》(책과함께어린이,2013) 130쪽
생쥐 가족은
→ 생쥐네 집은
→ 생쥐네 집안은
→ 생쥐 집안은
→ 생쥐 집은
→ 생쥐 식구는
《로버트 배리/김영진 옮김-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었는데》(길벗어린이,2014) 31쪽
한 집에 사는 가족들은
→ 한집안 사람들은
→ 한집 사람들은
→ 한집에 사는 사람들은
→ 한집에 사는 식구들은
《토머스 R.마틴/이종인 옮김-고대 그리스사》(책과함께,2015) 263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