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꺼질 무렵



  초 한 자루를 책상맡에서 늘 밝힌다. 초 한 자루를 바라보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달랜다. 초 한 자루가 곁에 있다는 대목을 헤아리며 생각을 고요히 가다듬는다. 촛불을 켤 적에는 초가 베푸는 조그마하면서 따스한 기운을 함께 느끼고, 초가 모두 타서 촛불이 꺼진 뒤에는 초가 내 곁에서 빚은 가없으면서 밝은 빛살을 가만히 돌아본다. 촛불을 켜면서 마음에 새로운 꿈을 함께 켜고, 촛불이 꺼지면서 마음에 새로운 씨앗이 나란히 깨어난다. 4349.1.17.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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