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 배우고 (사진책도서관 2015.12.12.)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아이는 놀고 배운다. 어른은 일하고 배울까. 아이는 놀고 어른은 일하는 사회 얼거리라 할 수 있는데, 어른이 하는 일도 언제나 놀이와 같을 적에 비로소 어른도 마음이 가벼울 만하리라 느낀다. 놀이가 아니라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이라면 즐거울 수 없고, 즐거울 수 없는 일에서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어릴 적부터 ‘놀고 먹는다’라는 말이 안 좋은 몸짓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들으며 자랐다. 그렇지만 아이는 일하지 않고 놀 수밖에 없는데 아이를 바라보는 둘레 어른들이 ‘너희는 놀고 먹지 않느냐’고 말할 적에 가슴 한쪽이 몹시 아팠다. 아이더러 놀지 못하게 한다면 아이가 어떻게 아이로 자랄 수 있을까 궁금했다.
우리는 모두 놀고 배우면서 자라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된 뒤에도 놀고 배우는 삶은 똑같이 흐른다고 느낀다. ‘일하기’를 가리키는 말을 가만히 살피면 “손을 놀린다”라든지 “입을 놀린다”라든지 “발을 놀린다”처럼 쓰기도 한다. 손발을 잘 ‘놀려야’ 비로소 일이 되는 셈이다. 그러니까, 일이란 일이기도 하면서 늘 놀이가 되는 얼거리라고 할까. 책 한 권을 읽든, 책으로 장난을 즐기든, 삶을 누리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적에 즐겁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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