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71] 거울



  거울을 바라보면 내 모습이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거울을 쓰면 무엇이든 비추어 주니까 내 눈으로 볼 수 없는 곳을 잘 살필 만합니다. 볼록거울을 써서 가까이 있는 것을 더 잘 들여다보려 하고, 오목거울을 써서 멀리 있는 것을 더 잘 살펴보려고 합니다. 자동차나 자전거에는 ‘뒷거울’을 달아서 뒤에서 달리는 자동차나 자전거를 살핍니다.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는 냇물이나 못물이나 샘물이 마치 거울과 같습니다. 물결이 일지 않는 물을 바라보면 내 얼굴뿐 아니라 하늘도 구름도 달도 모두 또렷하게 나타나요. 그래서 이 같은 모습을 헤아리면서 ‘거울로 삼는다’는 말을 쓰지요. 또렷하게 비추어서 보이는 모습을 헤아리면서 나 스스로 내 몸짓을 새롭게 가다듬을 수 있거든요. 동무나 이웃 누군가를 거울로 삼아서 아름다움이나 사랑스러움을 배우기도 하고, 바보스러움이나 어리석음을 다스리기도 합니다. 때로는 내 모습이 동무나 이웃한테 ‘거울이 되어’서 즐거움이나 기쁨이나 모자람을 비추어 보이는 노릇을 하고요. 어버이하고 어른은 어린이한테 거울이 되어 아름다운 삶을 가르칩니다. 그리고 어린이도 어버이하고 어른한테 거울이 되어 맑은 사랑을 가르쳐요. 4348.12.23.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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