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초록의
초록의 물감 → 푸른 물감 / 풀빛 물감
초록의 저고리 → 푸른 저고리 / 풀빛 저고리
초록의 물결 → 푸른 물결 / 풀빛 물결
초록의 구슬 → 푸른 구슬 / 풀빛 구슬
초록의 공명 → 푸른 울림 / 풀빛 울림
초록의 향기 → 푸른 냄새 / 풀내음
한자말 ‘초록(草綠)’을 한국말사전에서는 “풀의 빛깔과 같이 푸른빛을 약간 띤 녹색”으로 풀이합니다. ‘녹색(綠色)’을 한국말사전에서 찾아보면 “= 초록색”으로 풀이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사전 뜻풀이는 아주 엉터리입니다. ‘초록’을 “푸른빛을 띤 녹색”이라 풀이하면서 ‘녹색 = 초록색’으로 풀이한다면, ‘초록 = 푸른빛을 띤 초록색’인 꼴이니까요.
“초록의 옷”처럼 쓰는 분이 제법 있는데, 이 말투와 비슷하게 “노랑의 옷을 입다”나 “빨강의 옷을 입다”나 “파랑의 옷을 입다”나 “검정의 옷을 입다”나 “잿빛의 옷을 입다”처럼 말할 사람도 있겠구나 싶습니다. 그러나, 이런 말투는 한국 말투가 될 수 없습니다. 한국말로 제대로 하자면 “노란 옷을 입다”, “빨간 옷을 입다”, “파란 옷을 입다”, “검은 옷을 입다”, “잿빛 옷을 입다”처럼 적어야 합니다. 4348.12.9.물.ㅅㄴㄹ
초록의 물결
→ 푸른 물결
→ 풀빛 물결
→ 짙푸른 물결
《고재종-날랜 사랑》(창작과비평사,1995) 63쪽
초록의 애벌레를 발견했다
→ 풀빛 애벌레를 보았다
→ 푸른 애벌레를 보았다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윤효진 옮김-곤충·책》(양문,2004) 21쪽
나뭇잎이 초록의 옷을 입고
→ 나뭇잎이 푸른 옷을 입고
→ 나뭇잎이 푸른 빛을 띠고
→ 나뭇잎이 푸르러지고
《류기봉-포도밭 편지》(예담,2006) 59쪽
초록의 나무들
→ 푸른 나무들
→ 푸른 옷을 입은 나무들
→ 풀빛이 싱그러운 나무들
《이마이즈미 미네코·안네테 마이자/은미경 옮김-숲에서 크는 아이들》(파란자전거,2007) 31쪽
도쿄는 초록의 도시
→ 도쿄는 푸른 도시
→ 도쿄는 푸른빛 도시
→ 도쿄는 풀빛 도시
→ 도쿄는 푸른 빛깔 도시
《안수연-케이타이 도쿄》(대숲바람,2007) 124쪽
바람이 부는 초록의 들판을 상상했어
→ 바람이 부는 푸른 들판을 생각했어
→ 바람이 부는 짙푸른 들판을 떠올렸어
→ 바람이 부는 푸르디푸른 들판을 그렸어
《다카도노 호코/이서용 옮김-달라도 친구잖아!》(개암나무,2012) 63쪽
초록의 어항 주위를 공전하는 너희는 알겠지
→ 푸른 어항 둘레를 맴도는 너희는 알겠지
→ 풀빛 어항 둘레를 빙빙 도는 너희는 알겠지
《김중일-내가 살아갈 사람》(창비,2015) 26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