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길 놀이 (사진책도서관 2015.11.13.)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비가 내리면 도서관 앞에 진흙길이 된다. 예전에 이 길이 풀로 뒤덮였을 적에는 그냥 웅덩이가 곳곳에 있을 뿐이었지만, 진흙길이 되니 드나들기에 무척 나쁘다. 도서관 둘레로 삽차와 짐차가 끊임없이 드나드니까 길이 패여서 사람이 걸어서 오가기에 참으로 나쁘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 진흙길을 재미나게 누린다. 일부러 긴신을 빠뜨리면서 “오잉? 빠졌네?” 하면서 까르르 웃는다. 그래, 이 놀이가 옳다. 아이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모두 놀이로 삼는다. 딱딱한 길이면 딱딱한 대로, 풀밭인 길이면 풀밭인 대로, 진흙이 질퍽거리는 길이면 진흙이 질퍽거리는 대로 논다.
책순이는 도서관에서 만화책 하나를 찾아서 쥔 뒤에 조용하다. 놀이돌이는 진흙길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옷에 흙을 튀긴다. 이런 진흙탕은 돼지가 무척 좋아하는데, 아이들도 참말 진흙탕을 좋아한다.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숲집이라면, 숲 한쪽에 진흙탕도 꼭 있어야겠구나 싶다. 진흙탕 곁에는 못이 있어야 할 테고.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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