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보렴, 박주가리 씨앗이니까
박주가리 열매는 가만히 두면 속에 깃든 하얀 물이 마르면서 새하얀 솜털이 달라붙은 씨앗이 가득 깃든 채 천천히 벌어진다. 스스로 벌어지면서 스스로 씨앗을 날린다. 아주 부드러운 솜털날개를 손바닥에 얹고서 후후 날리면 바람을 타고 곳곳으로 퍼진다. 두 아이가 씨앗 날리기를 하기 앞서, 씨앗하고 솜털날개가 어떻게 생겼는가를 찬찬히 들여다보도록 한다. 자, 잘 보렴. 이 아이들이 박주가리 씨앗이란다. 잘 지켜보고 온 사랑을 담아서 날려 주렴. 4348.12.6.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