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기하다 期


 16일 밤을 기하여 → 16일 밤부터

 새벽 4시를 기해 → 새벽 4시부터

 완벽을 기하다 → 완벽을 꾀하다

 내실을 기하다 → 속을 가꾸다

 공정을 기하다 → 공정하도록 애쓰다

 만전을 기해 주시기 → 온힘을 다해 주시기


  ‘기(期)하다’는 “1. 기일을 정하여 어떠한 행동이나 일의 계기로 삼다 2. 이루어지도록 기약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첫째 뜻으로 쓰는 자리를 보면 ‘-부터’나 ‘-을/를 맞이하여’로 고쳐쓰면 넉넉합니다. 둘째 뜻으로 쓰는 자리는 ‘꾀하다’나 ‘애쓰다’나 ‘힘쓰다’로 고쳐쓸 만하며, 흐름을 살펴서 ‘가꾸다’나 ‘다하다’나 ‘기울이다’로 손볼 만합니다. 4348.12.3.나무.ㅅㄴㄹ



신중을 기하기 위해서

→ 일을 꼼꼼히 하고자

→ 일을 빈틈없이 하고자

→ 잘못이 없도록 하고자

→ 무슨 일이 있을는지 모르니

→ 설마 하는 마음으로

→ 더욱 차근차근 하려고

《다지마 신지/최시림 옮김-가우디의 바다》(정신세계사,1991) 148쪽


8월 15일을 기하여

→ 8월 15일을 첫머리로

→ 8월 15일을 꼭지점으로

→ 8월 15일부터

→ 8월 15일부터 해서

《나카야마 시게루/오동훈 옮김-전후 일본의 과학기술》(소화,1998) 11쪽


신중을 기하다가

→ 신중하게 하다가

→ 온마음을 기울이다가

→ 차분히 살피다가

→ 꼼꼼히 일을 하다가

→ 차근차근 해 보다가

《데브라 데이비스/김승욱 옮김-대기오염 그 죽음의 그림자》(에코리브르,2004) 23쪽


이 날을 기해 여행에 나선다

→ 이 날을 맞이해 길을 나선다

→ 이 날부터 여행길에 오른다

→ 이 날부터 해서 먼길을 나선다

《호시노 미치오-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청어람미디어,2005) 159쪽


만전을 기할 수 있는지

→ 모든 힘을 쏟을 수 있는지

→ 온힘을 다할 수 있는지

→ 제 솜씨를 낼 수 있는지

→ 제구실을 잘할 수 있는지

《이시키 마코토/박선영 옮김-피아노의 숲 14》(삼양출판사,2007) 60쪽


4월 22일 자정을 기해

→ 4월 22일 자정부터

→ 4월 22일 자정부터 해서

《에릭 번스/박중서 옮김-신들의 연기, 담배》(책세상,2015) 452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