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폴리스 1 -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김대중 옮김 / 새만화책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 책이름 : 페르세폴리스 1
- 글, 그림 : 마르잔 사트라피
- 옮긴이 : 김대중
- 펴낸곳 새만화책(2005.10.5.)
- 책값 : 10000원

.. 한 해 전인 1979년에 혁명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혁명은 나중에 ‘이슬람 혁명’이라고 불리었다. 1980년이 되었고, 그해부터 베일을 써야 한다는 명령이 내려졌다. 우리들은 정말 베일이 쓰기 싫었다. 그걸 써야 할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다 ..  〈9쪽〉

 혁명이 일어나서 스무 해 넘게 나라를 억누른 독재자를 내쫓은 ‘이란’. 하지만 그 독재자 뒤에 찾아온 것은 민주와 평화가 아닙니다. 갈라짐과 나눠짐입니다. 이리하여 목숨을 걸고 싸웠던 사람들조차 자기 삶이 쭉쭉 찢어지고 고달파집니다. 독재를 이어간 사람은 그 사람대로 자기 권력을 움켜쥐면서 사람들을 쥐어짰는데, 다른 기득권을 쥔 이, 이를테면 종교지도자나 파벌을 지닌 이들은 누구나 평화롭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보다는 자기들이 ‘독재자가 물러난 자리’를 잡길 바랍니다.

 어쩌면 우리가 지난 1960년 4월 혁명 뒤 독재자한테 정권을 넘겨받은 야당 정치꾼들이 백성들 삶이 아닌 자기 기득권을 바라며 다른 방법으로 우리들을 옥죄고 억눌렀듯, 이란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고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리하여 독재자를 쫓아낸 이란에서도 ‘자유와 평화와 평등’을 지키려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는 사람이 생기고, 암살되는 사람이 나옵니다. 더구나 이웃한 이라크와 전쟁이 일어나게 되고, 이란에 묻힌 석유라는 자원을 노리는 유럽나라들한테도 시달림을 받습니다.

 《페르세폴리스》는 지난 1970년대부터 ‘이란’이라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지냈는지, 이란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갈리고 나뉘어진 채, 사람들이 나라밖으로 떠나는지, 또 남은 사람들은 도무지 살길을 어떻게 찾아야 했는지를 차분하게 들려줍니다. 따지고 보면, 이 나라 대한민국 사람들은 우리가 살아온 발자취를 거의 모릅니다.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대학교를 나왔건 대학원을 나왔건 우리 현대역사나 근대역사를 조곤조곤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어렴풋한 지식쪼가리, 골든벨 문제풀이에나 나가서 50가지 문제를 다 풀 만한 외우기지식이나 있을 뿐입니다. 이런 형편에서 `우리 나라 역사와 사회'도 아닌 `이란 역사와 사회'를 살피고 함께 느끼고 부대끼는 만화책을 보자고 한다는 소리는… 어찌 생각하니 미친놈 짓거리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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