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당시의


 구한말 당시의 국제 정세

→ 구한말 무렵 국제 흐름

 사고 당시의 충격으로 입원하여 치료 중이다

→ 사고 때 충격으로 입원하여 치료한다

→ 사고 날 때 충격으로 입원하여 치료한다

 그 당시의 사진들을 보면

→ 그무렵 사진들을 보면

→ 그때 찍은(찍힌) 사진들을 보면


  ‘당시(當時)’라는 한자말은 한국말로 ‘그때’를 가리킵니다. 그러니, “그 당시”처럼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 틀립니다. 겹말이니까요.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그 당시”처럼 적은 보기글이 나옵니다. 아무래도 한국사람 스스로 한국말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기 때문이요, 한국말을 다루는 학자도 한국말을 슬기롭게 살피지 못하기 때문이로구나 싶습니다.


  한국말로 옳게 바르게 쓰자면 ‘그때’나 ‘그무렵’을 넣어야 합니다. 다만, 한국말로 쓰더라도 토씨 ‘-의’가 붙지 않도록 마음을 기울여야 합니다. “당시의 논리”를 “그때의 논리”로 고치면, 반 토막만 고친 셈입니다. 옳지 않게 쓴 말마디를 가다듬을 적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알뜰히 살펴서 가다듬을 노릇입니다.


 그 당시를 회상하다

→ 그무렵을 떠올리다

→ 그때를 떠올리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 그무렵 대학생이었던

→ 그때 대학생이었던


  지난날과 오늘날을 곰곰이 되새깁니다. 그때와 이때를 가만히 헤아립니다. 그무렵과 이무렵을 찬찬히 살펴봅니다. 지난날에 잘못 쓴 말투라 하더라도 오늘날 알맞고 바르면서 즐겁게 쓸 수 있으면 됩니다. 오늘날 사람들이 잘못 쓰는 말투라 하더라도 앞으로 알맞고 바르면서 즐겁게 쓸 수 있으면 돼요. 4348.11.18.물.ㅅㄴㄹ



쌀밥 역시 당시의 일반인들에겐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단다

→ 쌀밥도 그무렵 일반인들에겐 쉽게 먹을 수 있는 밥이 아니었단다

→ 쌀밥도 그무렵에는 여느 사람이 쉽게 먹을 수 없었단다

→ 쌀밥 또한 그무렵에는 여느 사람이 쉽게 못 먹었단다

《박은봉-한국사 편지 1》(책과함께어린이,2009) 150쪽


당시의 논리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자

→ 그무렵 논리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자

→ 그때 논리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자

→ 그무렵 외친 논리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자

→ 그즈음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자

→ 지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자

→ 지난날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자

《김성환,이승준-한국 원전 잔혹사》(철수와영희,2014) 168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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