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도시의 비싼 토지


도시의 비싼 토지 위에 지어진 건축물은

→ 도시에서 비싼 땅에 지은 건축물은

《하승수-나는 국가로부터 배당받을 권리가 있다》(한티재,2015) 53쪽


  “토지(土地) 위에 지어진”은 “땅에 지은”으로 손봅니다. ‘건축물(建築物)’은 그대로 두어도 되나, ‘집’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도시의’가 아니라 ‘도시에서’나 ‘도시에 있는’으로 적어야 올바릅니다.


그리스와 근동 및 이집트 사이의 접촉은 계속되었다

→ 그리스는 서아시아 및 이집트 사이는 꾸준히 만났다

→ 그리스는 서아시아와 이집트하고 예전 그대로 만났다

《토머스 R.마틴/이종인 옮김-고대 그리스사》(책과함께,2015) 83쪽


  ‘근동(近東)’은 ‘극동’이라는 한자말과 함께 곰곰이 따질 낱말입니다. 유럽에서 바라보는 눈길로는 맞을는지 모르나, “서쪽 아시아”에서 사는 사람들을 함부로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근동’은 ‘서아시아’로 바로잡고 ‘극동’은 ‘동아시아’로 바로잡아 줍니다. “접촉(接觸)은 계속(繼續)되었다”는 “꾸준히 만났다”나 “그대로 만났다”나 “예전 그대로 만났다”로 손봅니다.


말의 운명은 이미 결정되었고

→ 말은 운명이 이미 결정되었고

→ 말이 갈 길은 이미 가닥이 잡혔고

→ 말이 어떻게 될지는 이미 가닥이 잡혔고

《크리스 도네르/김경온 옮김-말의 미소》(비룡소,1997) 40쪽


  ‘운명(運命)’이나 ‘결정(決定)’ 같은 한자말은 얼마든지 쓸 수 있으나, 글흐름을 살펴서 요모조모 손볼 수 있습니다. 이 글월은 “말의 운명은 결정되었고” 꼴이 아니라 “말은 운명이 결정되었고”로 고쳐야 합니다. 어느 낱말을 임자말로 삼느냐에 따라서 말투가 바뀌지요. 임자말을 알맞게 살피지 못하기에 ‘-의’를 함부로 붙이고 맙니다.


백제는 세련된 문화의 나라란다

→ 백제는 문화가 세련된 나라란다

→ 백제는 문화가 눈부신 나라란다

→ 백제는 문화가 아름다운 나라란다

《박은봉-한국사 편지 1》(책과함께어린이,2009) 124쪽


  ‘세련(洗練)된’은 ‘훌륭한’이나 ‘눈부신’이나 ‘멋들어진’이나 ‘아름다운’으로 손봅니다. 이 글월에서는 앞뒤 자리를 옮겨서 ‘-의’를 털어냅니다. 4348.11.18.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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