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51] 내딛다



  한 걸음 내딛으니까

  곧 두 걸음

  이윽고 새로 세 걸음



  한국 사회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은 여느 시골에서 농약이랑 비료랑 비닐이랑 항생제를 듬뿍 친 곡식이랑 열매랑 남새를 먹습니다. 아주 적다 싶은 사람들만 자연농이나 유기농으로 거둔 곡식이랑 열매랑 남새를 먹어요. 그런데 새마을운동이 일어날 무렵까지만 해도 이 나라 모든 사람들은 자연농이나 유기농으로 거둔 것만 먹었어요. 새마을운동이 일어났어도 훨씬 많은 사람들이 자연농이나 유기농으로 거둔 것만 먹었고요. 한국 사회를 돌아보면, 어느덧 온 나라에 새마을운동 깃발이 펄럭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농약이랑 비료랑 비닐이랑 항생제에서 벗어날 엄두를 못 내는구나 싶은데, 정치와 삶이 한자리에 있는 줄 안다면, 또 문화와 교육과 경제와 삶도 언제나 함께 흐르는 줄 안다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서 아름다운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꿈꿉니다. 4348.10.21.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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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2015-10-21 11:49   좋아요 0 | URL
`남새밭`은 사전에 있는데 `남새`는 없어요.
혹 야채를 이르는 말인가요?^^

숲노래 2015-10-21 11:52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일본 한자말은 야채,
중국 한자말은 채소,
한국말은 남새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