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가 까마중을 먹을 적에
누나가 훑어서 준 까마중을 받아서 한입에 털어넣는 산들보라. 맛있니? 맛있지? 해마다 처음으로 까마중을 먹을 적에는 무슨 맛이냐 하면서 고개를 홱홱 돌리지만, 하루 먹고 이틀 먹는 사이 어느덧 까마중 맛이 그리워서 온 마당을 살펴서 까마중을 훑는다. 먹고 먹고 또 먹고 다시 먹는다. 까마중이 어떤 맛인지 아니? 먹고 먹고 또 먹으면, 자꾸자꾸 다시 꽃이 피고 또 피면서 아이들한테 신나는 주전부리를 베푸는 놀랍고 사랑스러운 맛이란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