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58) 회한의


 회한이 서린 목소리 → 아쉬움 서린 목소리 / 슬픔 서린 목소리

 회한의 눈물을 → 아쉬운 눈물을 / 아픈 눈물을 / 가슴 찢는 눈물을


  ‘회한(悔恨)’이라는 낱말은 “뉘우치고 한탄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자말 ‘한탄(恨歎)’은 “원망을 하거나 뉘우침이 있을 때에 한숨을 쉬며 탄식함”을 뜻한다고 해요. 한자말 ‘탄식(歎息)’은 “한숨을 쉬며 한탄함”을 뜻한다고 하는군요. 그러니까 ‘한탄 → 한숨 쉬며 탄식’이고 ‘탄식 → 한숨 쉬며 한탄’인 꼴이니 아주 뒤죽박죽인 말풀이입니다.


  말뜻을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회한이 서린 목소리”란 “뉘우치면서 아파하는 마음이 서린 목소리”입니다. “회한의 눈물”은 “뉘우치면서 슬퍼하는 눈물”이에요. 그런데, “뉘우치면서”라는 대목을 따로 넣지 않고 “아파하는”이나 “슬퍼하는”이라 적어도 뉘우치는 느낌이 담겨요. 4348.9.19.흙.ㅅㄴㄹ



회한의 이 능선 동편 깎아지른 계곡 속에도

→ 아픔 서린 이 멧등성이 동편 깎아지른 골짜기에도

→ 아픔 맺힌 이 멧등성이 동편 깎아지른 골짜기에도

→ 한숨 섞인 이 멧등성이 동편 깎아지른 골짜기에도

→ 아쉬움 서린 이 멧등성이 동편 깎아지른 골짜기에도

→ 응어리진 이 멧등성이 동편 깎아지른 골짜기에도

→ 구슬픈 이 멧등성이 동편 깎아지른 골짜기에도

《함광복-DMZ는 국경이 아니다》(문학동네,1995) 34쪽


회한의 언어가 아니라 희망의 언어

→ 한숨 섞인 말이 아니라 희망찬 말

→ 한숨 쉬는 말이 아니라 꿈꾸는 말

→ 한숨에 젖은 말이 아니라 밝은 말

→ 안타까운 말이 아니라 희망 어린 말

→ 슬픈 말이 아니라 기쁜 말

→ 눈물 젖은 말이 아니라 웃음 섞인 말

《알베르 카뮈/김화영 옮김-시사평론》(책세상,2009) 27쪽


아무리 회한의 고통을 거듭한다고 해도

→ 아무리 뉘우치는 괴로움을 거듭한다고 해도

→ 아무리 한숨 섞인 아픔을 거듭한다고 해도

→ 아무리 슬픈 괴로움을 거듭한다고 해도

《나쓰메 소세키/송태욱 옮김-문》(현암사,2015) 210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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