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88. 꽃 피는 이 집에서 (2015.9.5.)
고들빼기꽃이 핀다. 아이가 뛰논다. 바람이 살랑살랑 분다. 무릎을 다쳐 못 걸은 지 여러 날 되어 마루에 가만히 드러눕는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본다. 꽃내음이 마루로도 퍼지는가 하고 큼큼거려 본다. 그렇지만 꽃내음보다는 내 무릎에 바른 약내음이 더 짙다. 아이들은 어떤 냄새를 맡을까? 아이들은 어떤 바람을 마실까? 아프거나 다치는 곳이 없이 튼튼하게 자라면서 씩씩하게 놀 수 있는 사랑스러운 보금자리를 생각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