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44] 수수께끼짓



  눈을 찡긋하면서 마음을 살며시 보냅니다. ‘눈짓’을 합니다. 손을 놀려서 말을 겁니다. 나는 ‘손짓’을 합니다. 그런데 손짓으로는 아무래도 내 뜻을 알리기 힘들구나 싶어서 발을 함께 놀립니다. 어느새 ‘손짓 발짓’을 합니다. 아이들이 아무 말 없이 몸만 움직이면서 저희 뜻을 밝힙니다. ‘몸짓’으로 이야기를 건넵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은 서로 ‘사랑짓’을 나누고, 꿈을 꾸는 사람은 차근차근 ‘꿈짓’으로 나아갑니다. 책을 읽거나 쓰면서 삶을 누리는 사람은 ‘책짓’을 합니다. 고운 책싸개를 마련하거나 살피를 손수 꾸미는 몸짓도 ‘책짓’ 가운데 하나입니다. 알쏭달쏭하거나 궁금한 이야기를 풀려고 서로 ‘수수께끼짓’을 합니다. 때로는 아리송하게 이끌거나 궁금함을 부추기면서 ‘수수께끼짓’을 합니다. 삶을 새롭게 짓는 모습은 ‘삶짓’이고, 글 한 줄에 드러나는 모습은 ‘글짓’입니다. 우리는 서로 ‘말짓’을 헤아리면서 생각을 북돋웁니다. 네가 나를 아끼고 내가 너를 보살피는 동안 우리는 기쁜 웃음이 피어나서 ‘웃음짓’을 짓다가 신나게 ‘춤짓’을 선보이지요. 네 웃음짓이 아름답고, 내 춤짓이 어여쁩니다. 4348.8.29.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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