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27) -의 : 리상 쌤의 오버


짝의 한마디에 달콤한 초콜릿처럼 사르르 녹아버린

→ 짝꿍 한마디에 달콤한 초콜릿처럼 사르르 녹아버린

 짝이 들려준 한마디에 달콤한 초콜릿처럼 사르르 녹아버린

《윤이현-야옹이는 신났다》(섬아이,2010) 30쪽


  누가 한마디를 한다면 “어머니 한마디”나 “선생님 한마디”처럼 말합니다. ‘-의’를 넣지 않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짝 한마디”로 적을 수 있으나 “짝꿍 한마디”처럼 적어도 돼요. “짝이 들려준 한마디”라든지 “짝이 읊은 한마디”나 “짝이 속삭인 한마디”나 “짝이 외친 한마디”로 손보아도 잘 어울립니다.


그때그때의 대응에 그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내지는 못하였다

→ 그때그때 대응할 뿐 뿌리를 고치는 풀이법을 찾아내지는 못하였다

→ 그때그때 손을 쓸 뿐 밑바탕부터 고치는 길을 찾아내지는 못하였다

《카와무라 아츠노리·그룹 현대/김경인 옮김-엔데의 유언》(갈라파고스,2013) 21쪽


 “그때그때의 대응(對應)에 그칠 뿐”은 “그때그때 대응할 뿐”이나 “그때그때 맞출 뿐”이나 “그때그때 손을 쓸 뿐”으로 손질합니다. “근본적(根本的)인 해결책(解決策)”은 “뿌리를 고치는 풀이법”이나 “밑바탕부터 고치는 길”로 손볼 만합니다.


독일점령군들을 과거지사이자 한순간의 기억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에게

→ 독일점령군을 옛일이자 한때 스친 일로 돌리려는 사람들한테

《폴 베델/김영신 옮김-농부로 사는 즐거움》(갈라파고스,2014) 143쪽


  ‘과거지사(過去之事)’는 ‘옛일’로 손질하고, “한순간(-瞬間)의 기억(記憶)”는 “한순간 기억”이나 “한때 스친 일”로 손질합니다. ‘치부(置簿)하는’은 ‘돌리는’이나 ‘돌리려는’이나 ‘여기려는’으로 손봅니다.


리상 쌤의 오버를 뒤로하고 나는 또 생각에 잠겼다

→ 오버하는 리상 쌤을 뒤로하고 나는 또 생각에 잠겼다

→ 나대는 리상 쌤을 뒤로하고 나는 또 생각에 잠겼다

→ 설치는 리상 쌤을 뒤로하고 나는 또 생각에 잠겼다

→ 촐랑거리는 리상 쌤을 뒤로하고 나는 또 생각에 잠겼다

→ 까부는 리상 쌤을 뒤로하고 나는 또 생각에 잠겼다

→ 방정맞은 리상 쌤을 뒤로하고 나는 또 생각에 잠겼다

《김병섭·박창현-여고생 미지의 빨간약》(양철북,2015) 24쪽


  ‘오버(over)하다’는 한국말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영어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영어로는 ‘overdo’를 쓴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do’를 ‘하다’로 바꾸어서 ‘오버하다’를 쓰는구나 싶습니다. 그러면, ‘do’만 한국말로 옮길 일이 아니라 ‘over’도 한국말로 옮겨야 올바를 테지요. 영어사전에서는 ‘초과(超過)하다’나 ‘과장(誇張)하다’나 ‘지나치다’ 세 가지로 ‘overdo’를 풀이하는데, 한자말 ‘초과하다’는 “넘치다”를 가리키고, ‘과장하다’는 “부풀리다”를 가리킵니다. 한국말로는 “넘치다·부풀리다·지나치다”인 ‘overdo’라고 할 만합니다. 그러면, 이러한 몸짓은 어떻게 나타낼까요? ‘나댄다’고 한다든지 ‘설친다·촐랑거린다·나부댄다·까분다·촐랑거리다·깝죽거리다·깝죽대다·방정맞다’ 같은 말을 써요. 4348.8.27.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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