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93) 흥興


 흥이 나다 → 재미가 나다 / 신이 나다

 흥을 깨뜨리다 → 재미를 깨뜨리다 / 신바람을 깨뜨리다

 흥을 돋우었다 → 재미를 돋우었다 / 즐거움을 돋우었다


  ‘흥(興)’이라는 한자는 “재미나 즐거움을 일어나게 하는 감정”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나 즐거움을 일어나게 하는 기운은 바로 ‘신’이나 ‘신바람’ 같은 한국말로 가리킵니다.

  한국말로 ‘신·신바람’을 쓰면 됩니다. 이야기 흐름에 따라서 ‘재미·즐거움·기쁨’ 같은 낱말을 쓸 수 있습니다. 살을 붙여서 “신나는 잔치”라든지 “즐거운 잔치판”이라든지 “재미난 놀이마당”처럼 써 보아도 잘 어울립니다. 4348.8.25.불.ㅅㄴㄹ



이어도라는 상상 속의 유토피아라는 희망이 있는 한, 헐벗고 굶주려도 섬의 토박이들은 흥이 절로 났다

→ 이어도라는 꿈처럼 멋진 나라가 있는 동안, 헐벗고 굶주려도 섬 토박이들은 신바람이 절로 났다

→ 이어도라는 꿈나라 같은 멋진 곳이 있다고 생각하면, 헐벗고 굶주려도 섬 토박이들은 신이 절로 났다

《김영갑-섬에 홀려 필름에 미쳐》(하날오름,1996) 196쪽


그날을 가득 채운 소리들과 흥겨움을 작품 속에 표현했습니다

→ 그날을 가득 채운 소리와 즐거움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 그날을 가득 채운 소리와 재미를 작품에 나타냈습니다

→ 그날을 가득 채운 소리와 신바람을 작품에 그렸습니다

《모디캐이 저스타인/천미나 옮김-찰리는 무엇을 들었을까?》(보물창고,2006) 31쪽


이 이미 다 깨져 버렸던 것이다

 재미가 이미 깨져 버렸던 셈이다

 즐거움이 이미 깨져 버렸던 셈이다

 즐거운 잔치는 이미 깨져 버렸다

 신나는 잔치는 이미 깨져 버렸다

《벤 마이켈슨/홍한별 옮김-나무소녀》(양철북,2006) 39쪽


돌돌돌 흥겹게 굴러갔는데

→ 돌돌돌 즐겁게 굴러갔는데

→ 돌돌돌 신나게 굴러갔는데

《박일환-엄마한테 빗자루로 맞은 날》(창비,2013) 86쪽


(최종규/숲노래 . 2015-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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