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1706) 무리


 그건 내 능력으로는 무리이다

→ 그 일은 내 재주로는 어렵다

→ 그 일은 내 힘으로는 못 한다

→ 그 일은 내 힘이 닿지 않는다

 그렇게 화를 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 그렇게 성을 낼 만도 하다

→ 그렇게 성을 낼 만하기도 하다

 무리하지 말고 집에서 쉬세요

→ 힘쓰지 말고 집에서 쉬세요

→ 애쓰지 말고 집에서 쉬세요


  ‘무리(無理)’는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거나 정도에서 지나치게 벗어남”을 뜻한다고 합니다. 예전 한국말사전에서는 ‘무리’를 “하기 곤란함”으로 풀이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곤란(困難)’은 “사정이 몹시 딱하고 어려움”을 뜻해요. 그러니까, 한자말 ‘무리 = 어려움’인 셈입니다.


  글흐름에 따라 ‘억지’나 ‘어거지’ 같은 낱말로 손볼 수 있어요.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는 “너무 힘쓰지 마세요”로 손볼 만하면서 “억지로 하지 마세요”처럼 손볼 수 있습니다. “무리하게 일을 하다”는 “억지로 힘을 하다”나 “억척스레 일을 하다”로 손볼 수 있어요. “무리한 계획”은 “힘든 계획”이나 “억지스러운 계획”이나 “터무니없는 계획”이나 “말도 안 되는 계획”으로 손볼 만하고, “무리한 체중 감량”은 “억지스러운 몸무게 줄이기”쯤으로 손봅니다. 4348.8.25.불.ㅅㄴㄹ



문제는 공장 안에서 일어났는데 공장 밖에서의 해결책이란 무리이기 때문이다

→ 이 일은 공장에서 일어났는데 공장 밖에서 실마리를 찾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 일은 공장에서 일어났는데 공장 밖에서 풀이법을 찾기란 힘들기 때문이다

《청춘 1집》(공동체,1985) 15쪽


아빠는 젊은 선생님과 테니스를 치는 건 무리라고 했어요

→ 아빠는 젊은 선생님과 테니스를 하기는 힘들다고 했어요

→ 아빠는 젊은 선생님과 테니스를 하기는 어렵다고 했어요

《키시카와 에츠코/노래하는 나무 옮김-힘내라! 내 동생》(꿈터,2005) 22쪽


사실 아직 변신도 못해서 사람 사는 곳에 가기는 무리예요

→ 그런데 아직 몸을 바꿀 줄 몰라서 사람 사는 곳에는 못 가요

→ 그런데 아직 몸을 바꿀 줄 몰라서 사람 사는 곳에 가기는 힘들어요

→ 그런데 아직 몸을 바꿀 줄 몰라서 사람 사는 곳에는 갈 수 없어요

《배유안-분황사 우물에는 용이 산다》(파란자전거,2010) 18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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