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107) 대담이 있었다
그 사람과의 접촉은 얼마 앞서 있었다
→ 그 사람과 얼마 앞서 만났다
교류는 최근에 있었다
→ 교류는 최근에 했다
→ 교류는 요즈음에 했다
한국말에서는 ‘있다’라는 낱말을 무척 자주 씁니다. 다만, 무척 자주 쓰기는 하되 아무 곳에나 쓰지는 않습니다. 이를테면, “접촉이 있었다”라든지 “교류가 있었다”처럼 쓰지 않습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접촉’이나 ‘교류’는 ‘하다’라는 낱말로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과의 접촉은 얼마 앞서 있었다” 같은 글월에서 한자말 ‘접촉’은 한국말 ‘만남’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이 글월에서 ‘만남’으로 고쳐서 다시 살피면 “그 사람과 만남은 얼마 앞서 있었다” 꼴이 되는데, 겉보기로는 한글이어도 알맹이로는 한국말이 아닙니다. “만남은 있었다”나 “만남이 있었다” 같은 말은 한국말이 되지 않습니다. “만났다”처럼 적어야 비로소 한국말입니다. 한자말 ‘접촉’을 꼭 쓰고 싶다면 “그 사람과 얼마 앞서 접촉했다”처럼 써야 올바릅니다.
“대담은 2014년 초에 있었다” 같은 말마디는 얼핏 보기에는 딱히 말썽이 없다고 여길 수 있으나, ‘대담(對談)’은 ‘이야기’를 가리켜요. 이야기는 ‘하다’나 ‘나누다’로 가리킵니다.
대담은 2014년 초에 있었다
→ 대담은 2014년 초에 했다
→ 이야기는 2014년 첫머리에 했다
→ 2014년 첫무렵에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쟁없는 세상-저항하는 평화》(오월의봄,2015) 106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