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의 연금술사 21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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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543



내 마음은 ‘그림자’인가 ‘빛’인가

― 강철의 연금술사 21

 아라카와 히로무 글·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09.2.25.



  아라카와 히로무 님 만화책 《강철의 연금술사》(학산문화사,2009) 스물한째 권을 읽으며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저마다 제 삶을 그림자로 보는지, 아니면 빛으로 보는지 가만히 헤아릴 노릇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 삶을 그림자로 본다면, 언제나 다른 사람 꽁무니를 좇으면서 남이 시키는 일을 하겠지요. 내 삶을 빛으로 본다면, 언제나 스스로 모든 일을 지으면서 즐겁게 나아가겠지요.


  다만, 그림자이든 빛이든 좋거나 나쁘지 않습니다. 빛이기에 좋거나 그림자이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나무에 드리우는 그림자는 시원한 그늘이 되어 한여름 더위를 식혀 줍니다. 풀포기에 맺히는 그림자도 싱그러운 그늘이 되어 흙이 메마르지 않도록 보살피고, 온갖 풀벌레가 더위에도 말라죽지 않도록 돌봐 줘요.



“도망가라니! 자기 식구만 빼돌리면 어쩌라고! 넌 이 나라가 박살나는 걸 못 막니!” “막을 거야! 막긴 하는데 만에 하나의 경우란 게 있잖아!” “만에 하나고 억에 하나고도 없어! 놈들의 야망을 저지하고 이 나라를 지켜! 그리고 에드도 알도 원래의 몸을 되찾아서 돌아와!” (21∼22쪽)

“네가 찾던 현자의 돌이다. 쓸래?” “미쳤어? 상관없는 사람의 생명인데. 자기 실수 때문에 몸을 잃은 우리가 어떻게 써!” “그런 말을 할 줄 아는 아이라 다행이다.” (71쪽)



  그림자나 그늘이 ‘어두움’이 아닙니다. 가슴속에 꿈이 없는 모습이 어두움입니다. 해처럼 환하게 밝아야 ‘빛’이 아닙니다. 가슴속에 꿈이 있는 모습이 빛입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어디에서라도 삶을 즐겁게 짓습니다. 꿈이 없는 사람은 돈이 넉넉하거나 살림살이가 많아도 삶이 즐겁지 않습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날마다 새로운 하루로 나아갑니다. 꿈이 없는 사람은 날마다 쳇바퀴를 돌듯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맙니다.



“‘죽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돈을 갖고 싶다’, ‘여자를 갖고 싶다’, ‘세계를 지키고 싶다’ 그건 모두 욕심. 즉 ‘소망’이야. 모두 본심에서 우러나는 감정이라는 건 마찬가지니까. 내가 보기에 욕심에는 귀천이 없다고. ‘욕심’에 고상한 척 등급을 매기니 인간은 골치 아프단 말이지.” (24쪽)

“실패하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 그렇다면 제군이 지켜야 할 명령은 단 하나. 죽지 마라! 이상이다!” (145쪽)



  만화책 《강철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두 아이는 늘 꿈을 꿉니다. 너무 철이 없던 때에 저지른 잘못을 짐으로 떠안기는 했으나, 짐을 떠안았어도 늘 꿈을 되새깁니다. 가슴속에 꿈을 품었기에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살아남고 말겠다’는 생각을 하며, ‘살면서 활짝 웃겠다’는 생각으로 나아갑니다.


  아마 이 아이들한테 꿈이 없다면 ‘뜻없는 학살’이나 ‘생각없는 살인’을 저지르는 여느 군인하고 똑같겠지요. 이 아이들한테 꿈이 없으면 ‘수많은 사람 목숨을 빼앗아서 빚은 돌’을 함부로 쓰려고 하겠지요.



“반드시 큰 그림자 부근에 있었지? 숲의 그림자 속에 본체가 있어.” “본체? 갑옷이 본체가 아니라?” “저건 아니야. 외출용 ‘그릇’이 있지.” “어떤 그릇이지?” (109쪽)

“위험했네, 아저씨. 그나저나 이런 어린애가 호문쿨루스였다니. 고스란히 속아넘어갔잖아, 셀림.” “외모 같은 건 기호일 뿐이랍니다. 조그만 연금술사, 형!” (161쪽)



  우리는 빛으로 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어두움으로 가지 않습니다. 우리는 꿈으로 갑니다. 그리고 사랑으로 갑니다. 우리가 가는 길은 빛이나 어두움이 아닙니다. 우리는 삶을 빛이나 어두움으로 가를 까닭이 없습니다. 내가 품는 꿈이 바로 내가 갈 길이고, 너와 내가 나눌 사랑이 바로 우리가 나아갈 삶입니다.


  꿈과 사랑을 품기에 우리는 서로 어깨동무를 하는 착한 사람입니다. 꿈과 사랑으로 어깨동무하면서 삶을 짓기에 우리는 서로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아이도 어른도 모두 가슴속에 꿈을 품을 수 있어야 합니다. 어린이도 할머니도 언제나 꿈을 키울 수 있어야 합니다. 꿈이 있기에 삶은 뜻이 있고, 사랑이 있기에 삶은 즐거움이 피어납니다. 4348.8.9.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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