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는 버스에서도 잘 서지
긴 바깥마실을 가는 날이 마침 장날이었다. 버스에 타며 빈자리가 없는 모습을 보고 뒤늦게 깨닫는다. 우리 집 아이들은 빈자리가 없으면 그냥 선다. 할머니들이 같이 앉자고 불러도 그저 서서 가려 한다. 다섯 살 산들보라는 씩씩하게 서서 간다. 가만히 보면 산들보라도 다른 사람 도움을 안 받고 제 힘으로 손잡이를 단단히 움켜쥐고 싶었다고 할 만하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