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92) -의 : 이 책의 포로


 대다수의 남성 작가들의 경우에 어머니라는 존재는 성모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

→ 거의 모든 남성 작가한테 어머니는 성모와 같은 분일 뿐이다

→ 웬만한 남성 작가는 어머니를 거룩한 분으로 그릴 뿐이다

《정문순-한국문학의 거짓말》(작가와비평,2011) 61쪽


  “대다수(大多數)의 남성 작가들의 경우(境遇)”는 “거의 모든 남성 작가는”이나 “거의 모든 남성 작가한테는”으로 손봅니다. “어머니라는 존재(存在)는”은 “어머니는”이나 “어머니라는 분은”이나 “어머니라는 사람은”으로 손질하고, “성모(聖母)의 다른 이름에 불과(不過)하다”는 “성모와 같은 분일 뿐이다”나 “거룩한 어머니일 뿐이다”로 손질합니다.


 특별히 곤충을 좋아하지 않아도 이 책의 포로가 됩니다

→ 남달리 곤충을 좋아하지 않아도 이 책에 포로가 됩니다

→ 딱히 곤충을 좋아하지 않아도 이 책에 사로잡힙니다

→ 곤충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도 이 책에 푹 빠집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송태욱 옮김-책으로 가는 문》(현암사,2012) 32쪽


  ‘특별(特別)히’는 ‘딱히’나 ‘그리’나 ‘남달리’로 손봅니다. “포로(捕虜)가 됩니다”는 그대로 둘 수 있으나, “사로잡힙니다”나 “푹 빠집니다”로 고쳐쓰면 한결 낫습니다.


 해협의 길이는 짧지만 물의 흐름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습니다

→ 해협 길이는 짧지만 물 흐름이 어지럽게 뒤엉킵니다

→ 해협은 짧지만 물살이 어지럽게 뒤엉킵니다

《폴 베델/김영신 옮김-농부로 사는 즐거움》(갈라파고스,2014) 46쪽


  “해협의 길이는 짧지만”은 “해협 길이는 짧지만”이나 “해협은 길이가 짧지만”이나 “해협은 짧지만”으로 다듬습니다. “물의 흐름”은 “물흐름”이나 “물살”로 손질하고, ‘복잡(複雜)하게’는 ‘어지럽게’로 손질하며, “뒤엉켜 있습니다”는 “뒤엉킵니다”나 “뒤엉켰습니다”로 손질합니다.


 좁은 의미의 정치철학이라는 틀을 넘어

→ 좁은 뜻으로 정치철학이라는 틀을 넘어

→ 좁게 보아 정치철학이라는 틀을 넘어

→ 정치철학이라는 좁은 틀을 넘어

《나카마사 마사키/김경원 옮김-왜 지금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 하는가?》(갈라파고스,2015) 13쪽


  ‘의미(意味)’는 ‘뜻’으로 고쳐쓰면 됩니다. 이 글월에서는 “좁은 의미의”를 “좁은 뜻으로”나 “좁게 보아”로 손질할 만한데, 더 헤아리면 뒷말하고 묶어서 “좁은 틀을 넘어”처럼 적을 수 있습니다. 4348.8.1.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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